[취재일기]힘들어도 괜찮아!
[취재일기]힘들어도 괜찮아!
  • 오현지 기자
  • 승인 2015.05.30
  • 호수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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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한대신문에 들어온 후 지금까지의 신문사 생활은 적응의 연속이었다. 이곳에서 어떻게든 버텨내기 위해서는 적응을 해야만 했다. 이제 신문사에서 밤을 새는 것도, 먼지가 가득해 자고나면 목이 아픈 여자휴게실도, 데스킹 후 빨간 줄이 가득한 내 기사에도 아무렇지 않을 만큼 완벽히 적응했다.
하지만 여전히 적응이 안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기사를 쓰는 것. 1413호부터 신문에 참여했으니 벌써 이번이 12번째 신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취재를 하는 게, 기사를 쓰는 게 하나도 쉽지 않다. 적응이 되지 않는 이유는 아마 기사가 내 생각처럼 수월하게 진행됐던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엉망진창 인터뷰로 인해 기사가 반토막 났던 적, 인터뷰에 가서야 기사의 방향이 잘못 됐다는 걸 깨닫고 멘붕에 빠진 적, 컨택이 안 돼 혼자 끙끙댔던 적도 여러 번이다. 이번 신문도 역시나 그랬다. 이번 1424호에서 내가 원래 쓸 기사는 학과 홈페이지의 관리 부실과 관련된 기사였다. 하지만 취재를 시작해보니 이 아이템을 가지고 기사를 쓰기엔 근거도, 취재원도 부족했다. 그래서 급히 ERICA캠퍼스의 안전 설비 확대?개편으로 기사를 바꾸게 됐다. 다행히 컨택과 인터뷰는 순조롭게 잘 진행됐지만 기사가 엎어지는 일은 언제나 당황스럽다. 이렇게 항상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취재 상황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더 좋은 기사를 써야겠다는 자극이 되기도 한다. 인터뷰를 망친 후엔 다음엔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에 더 열심히 질문지를 짰고, 준비가 부족해 부실한 기사를 쓴 후엔 취재를 시작하기 전 며칠 동안 사전 조사를 하는 데 몰두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기사 걱정을 하며 잠들고 기사 걱정에 눈을 뜨는 생활이 반복되겠지만 기사 쓰기가 쉬워지고 편해지길 바라지 않는 것이 앞으로 남은 신문사 생활동안의 나의 목표다.
그리고 지면을 빌어 항상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이제 정말 내릴 수 없는 배에 함께 탄 내 71기 동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우리가 꾸려나갈 한대신문이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좋겠다. 그리고 한 학기 내내 정말 많이 의지했던 대학보도부 세 명의 선배들과 신문사 가족들에게 정말 감사하다.
한대신문 수습 기자 지원서에 ‘소외되는 사람들, 현실에 치여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기사를 쓰는 기자가 되고 싶다’라는 다짐을 적어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와 돌이켜 보니 그런 기사를 쓰려고 한 적이 과연 있었나 하는 회의가 든다. 이제라도 한대신문의 기자로서 그 다짐을 지키기 위해 어떤 기사를 써야할지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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