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재난 상황이나 연말 연시에 행해지던 생색내기식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각종 사회 단체, 기업체
등을 중심으로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고 손쉽게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 운동’이다. 1% 나눔 운동은 월급, 연봉, 유산, 용돈 등의 금전적인 것과 개인의 특별한 능력을 기부할 수 있는
끼·전문성, 힘 1% 나눔으로 구성된다.
또한 싸이월드의 ‘사이좋은 세상’이라는 커뮤니티가 출범한지 50일 만에 1백30여 개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회원 중 누구나 간단한 양식의 지원서만 제출하면 활동이 가능하다. 사이좋은 세상을 필두로 온라인 상에서의 기부문화는 더욱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게임사이트인 넥슨닷컴은 ‘100원의 기적 캠페인’이라는 기부 행사를 벌여 온라인 게임을 이용하는 많은 청소년들에게 사회봉사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평소 쉽게 접할 수 있는 검색포탈사이트나 게임사이트 등에서는 클릭 한번으로 기부할 수 있는 공간이 설치돼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기업들도 ‘기부 마케팅’을 통해 기부 문화 확산에 일조 하고 있다. GS홈쇼핑은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특별한 경험을 이웃과 공유하자는 취지로 연극 ‘여배우 시리즈’의 총 3천여 석의 공연좌석을 구매해 장애인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또한 ‘기부보험’이라는 상품도 나왔다. 일종의 사망보험으로 보험가입자가 숨질 경우 생전에 지정한 비영리 자선 법인 단체
또는 기타 공익법인에 기부해 이웃과 사회를 위하여 쓰도록 하는 것이다. 기부보험은 8개월만에 1백억 원을 돌파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외에도
신용카드 사용 시 발생하는 적립 포인트를 기부하는 방법이 등장해 주목을 끌고 있다.
우리 주위에도 기부를 실천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지난 6월 27일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 한양대점이다. 아름다운 가게는 일반 시민들로부터 ‘쓰지 않는 헌 물건’을 기증 받아 이를 분류하고 손질해서 저렴한 가격에 되판 후, 그로 인해 발생한 판매수익금을 어려운 이웃들과 그들을 돕는 풀뿌리 단체들에게 되돌리고 있는 비영리 단체이다. 동문회관 3층에 위치한 아름다운 가게는 교직원과 동문, 학생, 성동구 주민이 기증한 물품으로 가게를 운영한다.
그러나 문을 연지 2달이 지난 지금 학생들의 참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아름다운 가게 매장운영팀 심우암 지원매니저는 “우리학교 학생들의 참여도가 아주 낮다”며 “오히려 타 대학 학생들이 이 곳에 와서 봉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학생들이 나눔 정신을 실천하는데 동참했으면 한다”고 우리학교 학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일 것을 당부했다.
이에 아름다운재단 운영관리팀 조윤숙 간사는 “외국의 경우 자신의 소득을 당연히 나누는 기부 문화가 정착돼 있지만 우리나라는 감정에 치우친 일회성 기부가 많다”며 “앞으로는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기부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어 시민들의 지속적인 참여를 이끌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기부문화의 확산과 정착을 위해 세금 공제 등의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사회지도층의 솔선수범과 기부문화형성의 주축이 되고 있는 비영리단체의 투명성과 책임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