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신문에 취(醉: 취할 취)하라
한대신문에 취(醉: 취할 취)하라
  • 송다빈 기자, 정진영 기자, 이영재 수습기자
  • 승인 2015.05.09
  • 호수 14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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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신문이 존재하는 이유를 만들기 위해

본지 기자는 ‘대학신문의 위기’를 주제로 한 특집호를 기획하며 ‘취하라’를 떠올렸다. ‘취하라’는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가 쓴 유명한 시의 제목으로 그는 우리가 술이든 시든 도덕이든 무엇인가에는 항상 취해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대신문을 대하는 한양인의 자세도 마찬가지다. 한양대학교의 주인으로서 한양인은 한대신문에 취해야한다. 이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데, 첫 번째는 한대신문을 열정적으로 읽어야 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한대신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한대신문의 주인이 됨으로써 한대신문에 취(醉)하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번 특집에서는 한대신문과 인연이 있는 인물들과 한대신문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동인]
한대신문은 소통을 위한 ‘광장’ 역할을 해야
김정기<신문학과 75> 동인
김정기<신문학과 75> 동인은 한양대학교 선배로 본지의 제21기 기자로 활동을 시작해 제27대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현재 우리 학교 언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교편을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대신문사 총 동인 회장으로서 신문사에 대한 동문의 참여와 관심을 높여 본지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제72기 수습기자들이 갓 신문사에 들어와 활동을 시작한 것과 비교했을 때 그는 한대신문과 40년을 함께한 한대신문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다.
김 동인이 활동하던 당시의 한대신문은 기본적으로 4면을 발행했으며 격주로 8면을 발행했다. 매주 8면을 발행하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다. 그는 “현재 한대신문의 위치는 과거의 한대신문과는 사뭇 다르다”라고 말한다. 그는 과거의 한대신문은 지금의 그 어떤 아이돌 그룹보다도 더 큰 인기를 누렸다고 한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정문 앞에서 신문을 한 사람 당 한 부씩 직접 배부했어요. 신문을 한 부 더 받기 위해 구애하듯 한대신문사를 찾아오는 학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어요. 다른 학교 친구 혹은 고향에 계신 부모님께 대학신문을 보내는 것이 정성어린 행동으로 여겨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죠. 뿐만 아니라 늦은 밤 신문사를 찾아와 기사 내용과 학교에 대한 불만을 얘기하다 울분을 터뜨리는 학생도 있었답니다”
세월이 흘러 한대신문은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한대신문, 한대방송국, 한양저널로 이루어진 언론 3사가 교내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을 도맡던 시대가 지난 것이다. 그 뒤를 이어 소셜미디어, 온라인 커뮤니티 등 뉴미디어의 출현과 함께 정보가 흘러넘치는 시대가 왔다. 이는 비단 대학신문만의 상황이 아닌 우리 사회에서 발행되는 신문의 일반적인 현상이다. 새로운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서비스는 인간의 오감 자극과 정보 및 오락의 전달에서 인쇄미디어를 압도하고 신문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대학구성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지면 구성을 통해 일반 언론과는 달리 대학공동체의 유대감이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한대신문은 한양공동체가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한대신문은 한양인의 다양한 의견을 광범위하게 공유할 수 있는 공론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
“신문이 갖는 심층성과 전문성, 완결성의 특성이 미디어를 통한 정보의 홍수에서도 신문이 굳건히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차별화된 전략이에요. 특히 한대신문은 대학신문이 가지는 특징을 최대한 살리는 길을 택함으로써 앞으로도 대학 내 언론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를 위해서는 좋은 의미에서의 변신이 필요해요. 한대신문이 한양인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장이 되길 바라요. 한대신문은 한양대학교의 모든 것을 공유하고 교수 그리고 다양한 학과 학생들의 균형 잡힌 참여를 이끌어 소통하는 ‘광장’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한대신문에 교수와 학생들이 지면의 필자로 더 많이 참여함으로써 가장 한양적이면서 가장 세계적인 대학신문으로 인정받길 바랍니다”
송다빈 기자 dabin8035@hanyang.ac.kr

[애독자]
학생을 대변하는 신문
이수정<국문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13>

인터넷한양에서 기자생활을 하고 있는 이수정<국문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13> 양은 자신도 기자 활동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대신문 기자들의 생활에 굉장히 공감을 하면서도 애독자답게 그간 한대신문을 읽으면서 느꼈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양은 최근에 봤던 기사 중에서 아쉬웠던 기사로 1421호에 실렸던 “다시 돌아온 슬픔의 봄, 우리 지금 괜찮은가요?”를 꼽았다. 기사에서 미흡했던 점을 이야기하면서 “학교에서 주최한 행사인데, 아무리 외부에서 사람이 왔다고 해도 참여자가 185명이나 됐음에도 ‘그것뿐’이었다고 얘기를 했어요. 이게 작은 숫자가 아니잖아요. 그런데 왜 학생들 인터뷰가 한 줄도 안 들어갔는지 이해가 안돼요. 김여진씨 이야기만 기사에 거의 4분의 3이 들어가고 말이죠”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반면 좋았던 기사로는 1419호에 실렸던 취재일기 “송다빈양은 학생인가 기자인가?”를 꼽았다. 자신도 기자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공감이 갔던 기사라고 얘기했다. 자신도 가끔 ‘내가 인터넷한양에서 일하는 기자인가? 아니면 단순히 장학금을 받으려고 하는 건가?’하는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고 한다. 또한 학보사에서 일하는 학생도 스스로 사명감을 가지고 전문가다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자신은 한대신문이 더 자주 안 나와서 안달이 난 사람이라며 “학교 내부 이야기를 다루는 면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또한 학생 기자가 직접 취재해 작성하는 만큼 학생의 마음으로 좀 더 강력한 어조로 말해주길 원했다.
“기자분들은 싫어할지 모르겠지만…”이라고 말문을 뗀 이 양은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에 걸쳐 모든 기자들이 서로의 기사에 대한 피드백을 진행하고 조판을 하는 한대신문의 일상이 참 부럽다고 말했다. 인터넷 한양은 팀플 형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하나의 기사에 배치된 몇몇의 기자들 사이에서만 피드백이 오가기 때문이다. 결국 밤을 새고 졸린 눈을 붙잡아가면서 기사 하나에도 여러 명이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노력하면서 완성해내는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이었다.
마지막으로 이 양은 “학생에게 충실한, 학생들의 마음을 대변하고 학생의 마음을 많이 담는 기사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학생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누군가는 해야 될 일인데, 그걸 한대신문이 해줬으면 좋겠어요. 학교의 일을 정말 많이, 잘 꺼낼 수 있는 용기.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라는 바람을 전했다.
정진영 기자 jjy319@hanyang.ac.kr

[애독자]
학생들의 시각을 넓혀주는 신문
박제완<예체대 연극영화학과 14> 군

박제완<예체대 연극영화학과 14> 군은 한대신문의 애독자를 찾는다는 한대신문 페이스북의 글을 보고 스스로를 추천했다. 박 군은 한대신문의 기사를 주로 온라인을 통해 찾아본다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기사로 1421호 1면을 장식한 ‘그들은 가르치고 싶다’를 꼽았다. 그는 “이 기사는 그동안 대학이라는 공동체의 인권문제를 조명할 때 상대적으로 그 이슈에서 소외돼있던 시간강사들의 삶을 조명했다는 점에서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또한 단과대별 시간강사의 수를 정확한 수치데이터를 통해 제공한 점 역시 인상적이었어요”라고 말하며 그동안 자신이 느꼈던 불만족스러운 상황을 조명했다는 것을 높이 평가했다.
반면 1421호의 6면에 실렸던 ‘UHD TV, 우리집을 영화관으로 만들다’에 대해서는 기사의 정당성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박 군은 위의 기사에 사용된 기술 용어들이 일반적인 지식을 가진 학생이 읽고 이해하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학보가 꼭 학내의 사건들을 다뤄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UHD TV에 대한 내용을 학우들이 얼마나 관심을 갖고 공감하면서 볼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들었어요”라고 말하며 ‘학보’라는 타이틀에는 조금 동떨어진 기사였다는 생각을 표했다.
또한 한대신문 자체에 아쉬움을 표한 부분도 있었는데,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가 끝난 코너에 대한 안내가 부족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자신이 영화를 전공하는 학생인지라 ‘시네마오디세이’에 관심을 갖고 들어가 봤으나 이미 연재가 2년 전에 종료돼 당황했다는 후문을 전했다.
그러나 박 군은 한대신문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현재 한대신문의 홈페이지 메인에는 시간강사, 성소수자, 장애인에 대한 기사가 자리하고 있어요. 이처럼 한대신문은 인권의 문제나 소수자의 권리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갖고 보도함으로써 비판의식을 가져야 할 대학생에게 소수자에 대한 의식을 일깨워 줄 수 있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군은 “현대사회의 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독자 혹은 시청자와의 소통이 아닐까요? 한대신문의 독자투고나 기사 제보란에 대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해서 학생의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것이 향후 한대신문이 학내미디어로서 발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고 생각해요”라고 마무리하며 학생들에게 많은 깨우침을 줄 수 있는 신문이 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정진영 기자 jjy319@hanyang.ac.kr

[과거의 인터뷰이]
학보 역할을 충실하게 잘 수행하고 있는 한대신문
김경욱<ERICA 한양상담센터> 책임연구원

김경욱<ERICA 한양상담센터> 책임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한양대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서를 보장하는 한양상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단순한 상담에 그치지 않고 학생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아주며 그 과정에서 학생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경욱 책임연구원은 과거 한대신문 1406호의 8면 HUE의 ‘마음의 짐을 치유하는 집’의 인터뷰이다. 앞으로의 한대신문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해 자문하고자 과거 HUE의 인터뷰이였던 그녀에게 다시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연구원은 한대신문에 대해 칭찬일색이었다. “인터뷰 기사에 제가 의도한 바를 아주 잘 실어주셨어요. 당시 찾아왔던 기자가 매우 예의바르고 성실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기분좋은 인터뷰였어요”라고 말하며 한대신문에 대한 신뢰를 나타냈다. 또한 사전에 담당 기자가 상담센터에 대해 성실하게 조사를 하고 궁금한 내용을 준비해 온 점이 인상적이었음을 전하며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녀는 학보사의 위기에 대해 “한대신문은 부족한 점이 없다”라고 말했다. 매체의 전달방식 변화에서 온라인 미디어가 인쇄미디어를 대체하는 추세에 있기 때문에 종이신문인 한대신문의 수요감소는 당연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한대신문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종이신문을 잘 보지 않는 시대가 되었지만 신문의 의미가 변화됐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한대신문은 여전히 소통의 창구고 신문이나 기자의 역할에는 변화가 없습니다. 학생들이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기대하는지, 또 어떤 코너를 필요로 하는지 등을 파악해 충실히 수행해 나간다면 학생들의 대변인 역할과 소통의 창구로서의 역할을 잘 해나갈 것이라 기대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영재 수습기자 edtack123@hanyang.ac.kr

[과거의 인터뷰이]
한대신문의 정체성을 확립하라
김동환<예체능대 생활스포츠학부> 교수

김동환<예체능대 생활스포츠학부> 교수는 생활체육과학대학장과 예체능대학장을 역임했다. 또한 현재 FEI(국제승마협회)의 국제심판, KBS 스포츠국 승마경기 해설위원, OCA(아시아 올림픽 평의회)의 교육위원이기도 하다. 김 교수는 지난 1420호 문화면 특집 「TIME 일지」에서 현재의 그를 있게 한 과거 사건에 대한 인터뷰를 했다. 그는 짧았던 인터뷰 시간에 아쉬움을 표했다. 길지 않은 시간 내에 질문의 의도를 받아들이고 본인의 발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적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짧은 인터뷰였지만 의도한 바가 잘 표현돼서 흡족하다”라고 덧붙여 말했다. 또한 그는 기억에 남는 인터뷰 내용을 묻는 질문에 “질문 중 ‘1987년으로 돌아가면이라는 내용이 당황스러웠지만 그 당시를 떠올리며 성찰할 수 있었어요. 변화하는 나를 보며 좋은 추억거리를 다시 갖게 되었네요”라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반복해 제공하는 신문이 되야 한다”라고 말한다. 신문의 기본적인 목적인 정보전달을 중시하라는 말처럼 보이지만 이 말은 ‘학생과 교직원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의문을 품게 한다. 신문은 모든 이슈에 대해 직접 알아볼 수 없는 독자를 위한 정보전달의 창구다. 학생 그리고 대학 본부에 대해 더 날카로운 분석과 비평을 하는 것이 대학신문으로서 한대신문이 해야 하는 역할이다.
그는 한대신문 등 인쇄매체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대신문이 대학신문으로서 스스로를 성찰해야 해요. 한양대의 정보전달의 창이자 한양대만의 정체성을 가진 대학신문으로서 한양 공동체의 요구를 파악하고 독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해요. 그렇게 한다면 자연스럽게 위기는 물러갈 것입니다. 한대신문만의 특성을 잘 살려서 유용한 정보를 알려주면 좋겠네요”라는 말을 전했다.
이영재 수습기자 edtack1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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