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위원회]편향에 취하지 않으려 중립에 취하지 마라
[독자위원회]편향에 취하지 않으려 중립에 취하지 마라
  • 이재오<언정대 신문방송학과 12> 군
  • 승인 2015.04.25
  • 호수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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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모든 ‘글’은 편향(bias)을 띠거나 가질 수밖에 없다. 극단적인 의지나 방향성을 표명하지 않더라도 한 주체의 생각과 버릇 그리고 근본적인 사상은 글에 어떤 방식으로든(문체, 어휘 등) 담길 수밖에 없다. 어려운 말로 들릴 수 있지만 단순하다. ‘사람’이 쓰는 글엔 ‘사람의 생각’이 담길 수밖에 없다는 논지다.
한대신문은 양 캠퍼스 학생에게 학교 내 정보를 공유하는 것과 같은 한양대의 대표지로서 가지는 역할이 있다. 그러나 한대신문은 이번 호에서 기사가 가진 의미의 무게감과 책임감이 없었다고 본다. 단순히 소시민적 태도를 넘어서서 회피성 경향이 강했다.
먼저 1면의 메인기사는 분량적 측면에서 심층에 가까우나 피상적인 회의의 내용에만 집중하고 있으며, 열거에 집중해 기사가 표현할 수 있는 수많은 부분이 포기됐음을 볼 수 있었다. 사진이 전해주는 메시지도 매우 약하다. 아니, 정확히는 산만하다. 사진 속 학생들이 의견을 제시하는 용지를 들고 있긴 하지만, 각자의 행동과 표정은 회의라는 상황과 상관없는 각자의 행동으로 얼룩져 있었다. 통일 되지 못하는 전학대회의 현실을 대변하려는 처사인지 혼란스러울 정도다.
2면의 메인 기사는 상기했던 문제점을 가장 여실히 보여주는 기사였다. ‘한양대학교 학생들의 소통창구’에서 제기되어 왔던 가장 큰 문제점은 ‘익명’이 가진 힘이다. 시의성은 더할 나위 적절할 수 있으며, 거기에 굳어져 있고 지속해서 제기되는 문제점을 제시할 수 있는 기사 속 기자의 태도는 사실 미온했다. 익명은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요인에 따른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 힘은 반드시 위험한 의지를 갖추고 편향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모든 익명 SNS 시스템의 맹점이 나타난다. 글 전체의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더욱 이 쟁점을 짚어 냈어야 한다. 우리가 서 있는 이 공간에 대한 수많은 상상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주제를 쉽사리 파기한 듯해 아쉬울 따름이었다.
노동법과 관련한 기사 같은 꽤 괜찮은 소재가 즐비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대신문의 소극적인 태도는 분명 실망스러웠다. 정론지를 바라는 것도 아니고, 역할과 행동 규범을 공고히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조금 더 적극적이기만 바랄 따름이다. 이와 비슷한 논의가 이미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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