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돌아온 슬픔의 봄, '우리 지금 괜찮은가요?'
다시 돌아온 슬픔의 봄, '우리 지금 괜찮은가요?'
  • 이영재 수습기자
  • 승인 2015.04.25
  • 호수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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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ERICA캠퍼스 소극장에서 안산온마음센터의 주관으로 4.16 세월호 참사 1주기 대시민강좌가 개최됐다. 한양대학교 학생들과 외부인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연은 ‘우리 지금 괜찮은가요?’라는 제목으로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김여진이 연단에 올랐다. 강좌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실버세대 ‘노란물결합창단-어울림’의 합창공연 △유가족들의 인사 △강연의 순서로 진행됐다. 소극장을 가득 메울 만큼의 안산시민이 모였지만 ERICA캠퍼스 학생은 전체 참여자 185명 중 일부 뿐이었다.

배우 김여진 씨는 “사람들은 ‘남’의 아픔에는 무심하고 ‘자신’의 아픔에는 민감하다”라는 말과 함께 세월호 유가족들이 사회 분란을 조장한다는 비난을 지적하며 강의를 시작했다. “내 아이가 잠깐만 보이지 않아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데, 자식을 잃은 부모님은 어떤 심경일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라며 가족을 잃은 세월호 유가족들의 슬픔에 공감하는 눈물을 흘렸다. 김 씨는 세월호 사건의 원인을 ‘공무의 유기’라고 표현했다. 이 표현은 각자가 있는 위치에서 자신들의 할 일만 하고 그 외의 것은 타인에게 책임을 돌리는 태도들이 축적돼 발생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녀는 유가족의 의문을 풀어주는 언론도 없고 유가족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이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유가족과 시민들이 비난의 여론에 상처받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김 씨는 세월호와 관련된 문제를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이에 대한 발언을 주저하는 상황 자체에 의문을제기했다. 병을 낫기 위한 주사를 맞기 전에 아이들이 두려워하는 것처럼, 나라의 병폐를 없애기 위해 세월호 진상규명에 참여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을 안타까워했다. 그녀는 “지금 이 불합리한 세상을 고치려 하지 않는다면 이 불합리함은 지속될 것”이라며 “우물쭈물하지 말고 유가족분들과 함께 행동을 해보라”라고 전했다.

강연 관계자인 강유진<안산온마음센터> 사회복지사는 “세월호 사건 전후로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했고 안전한 사회로 가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싶었다”라며 “그동안 힘들었을 유가족과 안산시민을 위로하고자 강연을 기획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한창우<안산 고려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다시 돌아온 봄이 야속하다”라며 “유가족분들에게 우리 모두가 함께한다는 것을 보이고 힘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영재 수습기자 edtack1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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