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선’도 ‘악’도 아닌 그저 사람이다
성소수자, ‘선’도 ‘악’도 아닌 그저 사람이다
  • 송유정 기자
  • 승인 2015.04.25
  • 호수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① 우리 사회와 한양대학교의 성소수자

 

성소수자 연재
① 우리 사회와 한양대학교의 성소수자
② 서로가 건네는 상생과 화합의 제스처

지난 23일 여고생 연인 간 키스 장면을 방송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의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방심위는 “기획의도를 감안하더라도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드라마에서 동성애를 소재로 다루며 여고생 간의 키스 장면을 장시간 클로즈업해 방송한 것은 방송심의 규정을 위반했다”라고 밝혔다. 또 함귀용<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은 “성소수자는 다수와 다른 정신적 장애를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연예인 홍석천이 방송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퀴어문화축제’가 16회째 서울에서 개최되는 등 우리나라의 성 문화가 차츰 개방적으로 변화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성소수자에 대한 부정적 시선은 사회에 만연해 있다. 특히 선택적인 관람이 가능한 영화가 아닌 모두가 쉽게 시청 가능한 TV 프로그램에 동성애가 다뤄지는 경우 기독교와 보수 학부모 단체 등은 크게 반발하고 나선다.

한양 성적소수자 인권위원회와 하이퀴어
한양대학교에는 한양 성적소수자 인권위원회(이하 성소위)와 성소수자 동아리 ‘HYQUEER’(이하 하이퀴어)가 존재한다. 성소위는 서울캠퍼스 총학생회 산하의 중앙특별위원회(이하 중특위)에 속한 공식 단체다. 본인의 성 정체성 여부와 무관하게, 성소수자 인권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활동 가능하다. 이와 다르게 하이퀴어는 양 캠퍼스의 통합 성소수자 ‘친목 모임’으로 본인이 성소수자일 경우에만 가입 가능하며 구성원의 비밀 보장을 위해 공식적인 형태의 중앙동아리가 아닌 비공식적 모임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ERICA캠퍼스 ‘하이퀴어’ 운영진 A씨는 하이퀴어가 만들어진 이유를 “평소 이성애자 친구들에게 쉽게 얘기할 수 없는 것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기 위해서”라고 꼽았다. 또 자신을 성소위 위원이자 하이퀴어 구성원이라고 밝힌 B씨는 “미디어에 비춰지는 성소수자의 모습은 대부분 극단적이거나 흥미 위주로 편집된 모습”이라며 “성소위는 이러한 상황에서 생기는 오해와 편견으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아무 거리낌 없이 행해지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밝혔다.

성소위와 하이퀴어는 자치 공간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소위의 경우 중특위 소속으로 예산과 자치 공간의 배정에 학교 본부의 인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직 학교의 인준 절차를 밟는 중이기 때문에 뚜렷한 공간이 없는 상황이다. A씨는 “공간 대여에 대해 학교에 건의를 해본 적은 있으나 모임에 소속된 사람의 명단을 제출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라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몇몇 학교의 경우 동아리의 특성을 인정해 회원 명단 제출 없이 공간 대여가 가능하다. 이는 한양대학교가 참고할 만한 부분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인식 역시 그들이 겪는 어려움 중 하나다. 성소위는 지난해 성소수자와 일반 학생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 중 ‘한양대 내 성소수자 차별 사례’ 세미나에서는 성소수자 차별의 실제 사례를 소개했다. 그 중 하나는 말과 글 수업에서 토론 주제를 ‘동성애에 대한 찬반’으로 정하고 한 학생이 “그럼 찬성 쪽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는 사례다. 또 선후배간 술자리에서 선배가 레즈비언들에 대해 “걔네 남자랑 안 자봐서 그래”라고 말했다는 경우도 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