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다]올 봄을 더욱 따스하게 만들 교감(交感)
[말하다]올 봄을 더욱 따스하게 만들 교감(交感)
  • 박주혜<인문대 사학과 11> 양
  • 승인 2015.04.04
  • 호수 14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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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라고 하는 것들은 무엇인가. 이에 박웅현 씨는 “교감(交感)하면서 책을 읽으세요. 책의 내용을 소화시키면서 내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것은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한다. ‘교감’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에 맴돈다. 책을 교감하면서 읽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삶과 교감하며 살고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내 주변의, 나아가 한양대학교 학우들은 자신의 삶과 교감하며 살고 있는가? 올해 4학년인 나부터도 그 무엇과도 제대로 교감할 여유를 잃고 마음을 닫고 살고 있다. 아직도 진로에 대한 명확한 결정이 서지 않았고 이리저리 갈팡질팡하며 길을 찾아 나설 준비만 하고 있다. 취업 준비를 하거나 고시를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며 그저 마음만 조급해져서 이것저것을 겉핥기식으로 마주한다. 사람들을 만나도 진정으로 소통하기보단 그저 신변잡기를 늘어놓고 시간이 흐른 것을  아까워하기도 한다. 하루하루 마주하는 바쁜 일상에 정신없이 끌려 다니며 시간을 멍하니 보내고 있는 모습도 쉽게 발견한다. 내가 마주하는 사람들 그리고 상황과 교감하며 사는 것. 참 중요한 것인데 잊고 지내왔던 것 같다.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의 가장 좋아하는 부분인 『어린왕자』의 제 21장에서도 이러한 맥락의 이야기가 나온다. ‘길들인다’가 무슨 의미인지 묻는 어린왕자에게 여우는 말한다. “넌 아직 나에게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난 너에게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마주하고, 수많은 상황들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우리가 그저 아무런 의식 없이 사람들을 대하고 상황들을 흘려보낸다면, 그 사람은, 그리고 그 상황은 의미가 없어진다. 그러나 그 사람과 상황을 대할 때 내 진심을 다하여 그것이 가진 가치를 알아봐주고 나름대로의 의미를 부여한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반짝이는 사람, 그리고 그 상황은 특별한 상황이 될 것이다.
곧 수많은 꽃이 만개할 봄. 김춘수 시인의 <꽃>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진정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나는 누군가의 꽃이 되기는 했을까? 겨우내 꽁꽁 얼어있던 마음에 도끼질을 해야겠다. 마주하는 사람들과 맞닥뜨릴 상황과 진정으로 교감하며 우리 역시 이 봄처럼 꽃을 활짝 틔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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