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미 힐미(자취 ver.)
킬미 힐미(자취 ver.)
  • 이혜지 정기자
  • 승인 2015.03.28
  • 호수 14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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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가 고통인 나, 자취가 힐링인 나

지난해 11월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서 수도권 거주 대학생 1,0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62.8%가 가족과 떨어져 자취, 기숙사, 하숙 등의 ‘비안정주거’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한대신문은 기숙사 생활과 자취 생활을 모두 경험해 본 우리 학교 학생 두 명을 만났다. 같은 자취생이지만 자취에 대한 생각이 다른 두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자취 날씨 '맑음', 진짜 나로 돌아가는 공간
Q.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 작년 3월에 시작해서 이제 1년 좀 넘었어요.
Q.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기숙사에서 살았는데 기숙사 식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밥을 밖에서 사 먹었어요. 편의점에서 인스턴트식품도 많이 먹다 보니 살도 많이 찌고 건강이 안 좋아졌어요. 그래서 엄마랑 상의한 끝에 혼자 밥을 해먹는 게 낫겠다 싶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됐어요.
Q.자취생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가장 큰 장점은 혼자 사는 거라고 생각해요. 저는 집에 동생 두 명이 있어요. 그래서 집에서도 나만의 공간이 없었죠. 공부방이나 자는 방도 1/3밖에 내 공간이 없었으니까 남들에게 구애받지 않는 내 공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에요. 
Q.혼자 살게 된 이후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생일 선물로 양키캔들이랑 수면등을 받았어요. 어제 집 안에 불은 모두 끈 채로 양초랑 등을 켜고 침대에서 노트북으로 영화를 봤어요. 그러면 시계 소리만 들릴 정도로 조용한 데 우주에 내가 혼자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아늑하면서도 여러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어요.
Q.일주일에 집 밥은 몇 번이나 먹나요?
- 일주일 내내 먹어요. 저는 돈이나 시간이 있더라도 밖보다 집에서 밥 먹는 걸 선호해요. 요리도 많이 개발해서 인스타그램에 제가 만든 요리 사진을 올리고 있어요.
Q.혼자가 좋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학교에서나 집에서 저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게 돼요. 불문과 학생, 엄마 딸, 손녀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그런데 자취방으로 들어가면 어느 누구에도 구애받지 않는 내가 돼요. 남들이 아니라 나만 생각할 수 있고 나를 돌아볼 기회가 생기거든요.
Q.자취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자취의 목적이 가장 중요해요. ‘한 번쯤 혼자 살아보고 싶다’라는 생각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주일에 몇 번은 집에서 밥을 먹고 청소는 언제 하겠다는 나만의 생활지침을 갖는 게 필요해요. 자신만의 뚜렷한 삶의 방식이 있지 않은 이상, 자취에 대해 많이 고민해보세요.
하헌휘<국문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13> 양

자취 날씨 ‘흐림‘, 혼자 있는 방
Q.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나요?
- 집이 충남 논산이라 기숙사에 살다가 2월부터 자취를 시작했어요.
Q.자취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 기숙사에 살다 보니까 편의점 음식을 많이 먹게 되더라고요. 늦게 들어올 일도 있고 아침 일찍 나가야 할 때도 있는데 기숙사에 살다 보면 아무래도 그런 면에서 불편을 많이 겪어서 자취를 결심하게 됐어요.
Q.자취생활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 자취 생활에서 가장 좋은 점은 방을 더럽게 써도 눈치 볼 사람이 없다는 거예요. 그리고 혼자 있기 싫을 때 친구들을 집으로 마음껏 부를 수 있어요.
Q.일주일에 집 밥은 몇 번이나 먹나요?
- 일주일에 한 번도 집에서 밥을 먹을까 말까 해요. 시간이나 돈이 있더라도 집에서 밥을 해먹기보다는 밖에서 친구들이랑 먹어요. 집에서 혼자 먹기는 싫어서 친구들한테 같이 밥 먹자고 연락하는 편이죠. 편의점 음식을 많이 먹지 않으려고 자취를 시작했지만 결국엔 밖에서 밥을 사 먹으니까 변할 게 없더라고요.
Q.혼자 살게 된 이후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 얼마 전에 신입생 환영회가 있었어요. 뒷풀이가 늦게 끝나서 차가 끊긴 상황이었는데 집에 못 간 신입생 두 명을 제 방에서 재웠어요. 그 때는 자취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던 때였고 북적이던 집이 그리워서 그 친구들을 데려왔던 것 같아요.
Q.혼자가 싫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저는 원래 혼자서는 밥을 안 먹기 때문에 혼자 밥을 해결해야 한다는 게 제일 싫어요. 눈치 볼 사람이 없어서 방을 어지를 수 있는 것은 좋지만 청소하는 것이 힘들기도 하고요. 또 기숙사에 살았을 때는 아프면 룸메이트나 기숙사에 사는 친구들이 약도 사다 주곤 했는데 혼자 살면서 아프면 너무 서러워요.
Q.자취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 혼자서 이것저것 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은 자취를 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런데 저처럼 혼자 밥 먹기 싫어하는 사람이나 외로움을 많이 타는 분들은 다시 고민해보세요.
문희수<경상대 경영학부 13> 양

이혜지 기자 hyeji19@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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