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서 살아남기
외국에서 살아남기
  • 한민선기자, 이윤수기자
  • 승인 2014.11.29
  • 호수 14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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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유학생을 생각하면 우리 학교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납니다. 하지만 생각의 폭을 조금만 넓혀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리 학교 학생들 또한 그 나라에서 외국인입니다. ‘외국인’인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교환학생으로서 느낀 여러 생각을 듣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미국 텍사스에 있는 전영현<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2> 양(이하 영현), 스위스에 있는 김현정<과기대 응용화학과 11> 양(이하 현정), 프랑스에 있는 김보영<언정대 광고홍보학과 11> 양(이하 보영)과 박지현<국문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11> 양(이하 지현)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힘들었거나 걱정되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영현(미): 교환학생을 처음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학교에 대한 정보가 없던 것이었어요. 왜냐하면 우리 학교가 제가 지금 다니는 학교에 2013년도에 처음으로 교환학생을 파견했기 때문이에요. 2013년도 2학기에 4명이 처음 파견됐고 제가 간 2014년도 1학기에는 혼자 교환학생을 가게 됐어요. 그래서 혼자 교환학생을 준비하다 보니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힘들었어요. 또 인종차별에 대해 걱정했어요. 텍사스는 미국에서 가장 큰 주라 자부심이 엄청나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하지만 실제로 본 텍사스 사람들은 지하철역에서도 나에게 ‘너 어디서 왔니?’, ‘오늘 날씨 좋지 않니?’라고 말을 걸어줄 만큼 친절했어요. 

Q. 외국인으로서 처음으로 느꼈던 불편했던 점은 무엇인가요?
지현(프): 프랑스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은행계좌를 개설하는 거였어요. 이때 영어가 안 통해서 손짓 발짓에 구글번역기까지 동원했어요. 게다가 은행 직원들이 보험 상품을 끼워 팔기도 했어요. 나중에 통장에서 모르는 돈이 빠져나가 다시 은행에 가서 따지고 해지한 적도 있어요.
영현(미): 텃세를 부리려는 사람들의 불편한 시선이 제일 힘들었어요. ‘미국이 최고야! 기독교가 최고야!’라는 생각을 가지고 저를 설득하려는 사람이 있었어요. 또 외모만 보고 영어를 못한다는 편견을 가지고 유치원생 대하듯 놀리는 사람들도 있었죠. 한국에 대해 잘 몰라 ‘한국에는 햄버거 있니?’, ‘아파트 있니?’, ‘이 닦니?’ 등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이처럼 똑같은 생활을 하는 사람인데도 무조건 미국보다 누리지 못하며 살 것으로 생각하고 동정하는 사람이 있었죠.

Q. 외국에서 느낀 편견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본 적이 있나요?
현정(스): 학교가 한 달에 한 번 클럽에서 STUDI-PARTY랑 PUB TOUR를 여는데 그런 곳은 일부러 매번 참석했어요. 한국인들이 얼마나 잘 놀 수 있는지 보여주려고요. 사실 우리나라도 노는 것만 생각하면 결코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잖아요. 그런데 파티 문화 같은 걸 잘 즐기지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억울하더라고요. 그래서 매번 참석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팀프로젝트 같은 숙제가 많은데 되도록 더 많이 말하고 참여했어요. 초반에는 제가 말을 많이 안 하니까 “Asians are too shy”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문법에 맞지 않는 말이라도 기회만 생기면 말을 더 많이 하려고 노력했어요.

Q. 교환학생을 가서 깨달은 점은 무엇인가요?
지현(프): 언어 공부는 문법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한국에서 문법과 단어공부를 하고 나가서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들 참 많아요. 한국은 무슨 언어든 문법부터 공부하기 시작하잖아요. 그게 언어능력을 늘리기 위한 방법으로는 참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문법도 참 중요하지만 우선 틀리던 맞던 말을 많이 하고 많이 듣는 게 좋더라고요.

영현(미): 텍사스에 와서 ‘외국인’이 되니 우리 학교에 온 외국인 유학생들이 생각났어요. 중국인 유학생들이 함께 있는 걸 보고 ‘왜 저렇게 몰려다니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여기 와보니까 언어가 다른 타지에서 당연한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 곳 텍사스에서도 아프리카, 유럽, 인도, 네팔에서 온 학생들이 각 나라끼리 뭉쳐 다니더라고요. 이런 식으로 같은 나라의 무리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안정감을 느끼고 정착하는 데 도움이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중국인 유학생들도 이해하게 됐어요.

Q. 교환학생을 갈 때 챙겨야 할 필수 아이템을 추천해주세요.
현정(스): 추운나라로 가는 친구들은 꼭 전기장판을 가져가는 걸 추천해요. 스위스는 10월 초에 첫눈이 내릴 정도로 정말 춥거든요. 아플 때 춥기까지 하면 정말 서럽잖아요. 조그만 전기장판이라도 가져가시면 정말 도움이 많이 될 거에요.
지현(프): 저는 카메라를 추천해요. 핸드폰만으로 찍는 건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그 후 카메라를 샀는데 똑같은 풍경도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Q. 유학을 고민하는 학우들에게 해주실 조언의 말씀이 있나요?
보영(프): 유학을 고민하고 있다면, 한 번 해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물론 의미 없는 유학이 아닌 뚜렷한 목표가 있어야 해요. 여행, 대인관계, 사진 이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아무것도 안 하고 쉴 거라는 목표의식이라도 가지고 갈 것을 추천해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말도 안 통하는 먼 이국땅에서 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혹여 나중에 좋은 기억이 아니더라도, 정말 나쁜 경우에 그 결정을 후회하더라도, 다른 나라에서 살아보는 경험은 쉽게 하는 일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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