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다양하고 풍성한 소식 담는 신문 되길
좀 더 다양하고 풍성한 소식 담는 신문 되길
  • 한대신문
  • 승인 2006.05.07
  • 호수 12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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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이자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가득한 5월이다. 봄은 막바지로 흐르고 신입생들을 들뜨게 만드는 대동제, 별망제 등 축제들도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올 봄은 잦은 비에 심한 황사까지 겹쳤었지만, 이번 5월은 그런 응어리들을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는 멋진 한 달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신입생으로 들어와 그닥 학교행사에 열정적이진 않았던 내게 한대신문은 학교의 소식들을 전해들을 수 있는 좋은 소식지가 되었다. 비록 기쁜 소식만을 전해준 것은 아니지만, 유용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통로를 만들어준 기자 분들과 제작진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굳이 기쁜 소식만이 아니었다고 꼬집어 말한 이유는 일면의 기사, ‘제2차 BK21 사업선정’의 소식 때문이다. 기사의 첫 문장에서부터 밝힌 바와 같이, 우리학교의 인문사회 분야는 단 하나도 선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과학기술 분야는 9개 신청분야 전부가 선정되었다는 이야기가 뒤를 잇는다.

입학직후부터 학과와는 통 어울리지 않는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라는 과목명에 고개를 갸웃했던 차였는데, 이 소식을 듣고 언어문학부에 적을 둔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씁쓸함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특화된 발전의 효용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우리 학교는 매일 아침 등교 때마다 박목월시인의 시비 앞을 지나는 인문학에도 오랜 전통을 가진 학교다. 그럼에도 인문사회분야의 학과규모나 대학원생의 수가 타 학교에 비해 압도적으로 적으며, 교수진의 경우 많게는 90여 명씩이나 차이가 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 신입생들에게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를 필수 과목으로 선정해놓고도 정작 인문사회분야의 육성에 소극적이라면 그것은 역설 이상도, 이하도 되지 않을 것이다.

페이지를 넘기자 지면 곳곳에서 등록금투쟁, 비정규직 문제, 노동절 특집 등 각종 학생투쟁에 관련된 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사회면의 경우에는 노동계나 학생의 단체행동관련 주제로 전면을 할애하기도 했다. 학교신문의 제한된 지면에 많은 이야기를 담는 것이 어려운 작업임을 알고 있지만, 가령 등록금 관련 기사의 경우 신문 전체의 절반에 해당하는 4개 페이지를 통해 신문 곳곳에 분산되어서 실린 것은 솔직히 좀 지나치다는 느낌이 들었다. 학생의 단체행동과 사회를 향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이러한 활동은 대학생으로서의 자유이자 특권이지만, 기왕 학교 전체의 소식을 다루는 학교신문에서 그 하나의 주제를 위해 너무 많은 지면을 사용해 다양성과 풍성함을 희생시키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나 싶다. 한 주간 일어났던 사건과 이슈는 상당히 많으며, 비록 다른 관점을 통해 보도하려했더라도 전체의 구성에서 중복되는 내용이라면 피해주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물론 위와 같은 평을 했다고 해서 한대신문이 지나치게 어느 한 부분으로 치우친 기사를 싣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여덟 면의 제한된 분량 안에서 사회, 문화, 특집 면 등의 정보들과 학교소식들을 다채롭게 잘 편집하여 구성했고, 전체적으로는 학교신문으로서 훌륭한 수준이라고 느꼈다. 나 자신도 글을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자 하는 입장에서 학업과 병행하며 한주마다 이런 간행물을 출간하는 한대신문 기자와 제작진분들의 노고에 고개가 숙여진다고 할까.

비록, 지난주 ‘한대신문을 읽고’의 독자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음식을 시켜먹을 때 자리에 깔면서 몇 번 보는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더라도 말이다. 참 아쉬운 일이다.

한대신문 여러분, 앞으로도 좋은 소식들을 담은 신문을 써주시길.

곽동범 <인문대·언어문학부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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