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아우라 찾기 ‘인상’
나만의 아우라 찾기 ‘인상’
  • 김상환 <서울 경영 RC 행정팀>
  • 승인 2014.10.26
  • 호수 14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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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아우라aura라는 개념을 소개합니다. 아우라aura란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멀리 떨어져 있는 어떤 것의 일회적인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송혜교를 직접 보고 아우라를 느꼈다면 그 사람은 이후 송혜교의 광고 사진에서 직접 봤던 분위기에 가까운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술작품은 진품성에 의해서 전시가치를 갖는데, 가령 작품 ‘모나리자’를 컴퓨터나 인간이 똑같이 그려서 사람들에게 판다고 해도 사람들은 진품이 아니기에 비싼 값을 주고 사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술 복제의 시대에서는 진품성의 의미가 퇴색되어 “(사진의) 원본만이 가치가 있다”라고 하는 것은 바보 같은 말이 되어 버립니다.

벤야민은 “사물을 자신에게 보다 더 ‘가까이 끌어 오려고’하는 것은 오늘날 대중이 지닌 열렬한 관심사이며, 모든 주어진 것의 일회성을 그것의 복제를 수용함으로써 극복하려고 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합니다. 즉 진품성이 없다고 해도 그것을 가까이 두려고 하는 욕망이 복제된 것을 용인하는 결과를 보입니다.

이는 우리 주변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바로 성형입니다. 아우라의 손상은 기술복제 시대에서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하지만 대중은 아우라의 손상을 그냥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연예인들 중 ‘제2의 누구’라는 타이틀로 신인들이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지만 시간이 지나면 관심 밖이 됩니다. 진품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진품의 아우라를 ‘제2의 신인’에게 발견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대중은 매력 있는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입니다.

성형을 한다는 것은 한가인의 코, 송혜교의 눈, 이준기의 입술을 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타인의 아우라를 획득하려는 욕망의 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앞에서 말한 대중의 관심사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아우라를 자신의 가장 가까이에 두려는 무의식에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우라는 진품성에서만 그 가치를 발한다는 것을 압니다.

겉모습은 중요합니다. 다만 온전히 나의 모습을 간직할 때만 아우라를 발휘합니다. “어떤 사물의 진품성이란, 그 사물의 물질적 지속성과 함께 그 사물의 역사적인 증언가치까지 포함하여 그 사물에서 원천으로부터 전승될 수 있는 모든 것의 총괄개념” 이라는 말을 인간의 얼굴로 옮기면 ‘인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상을 보면 그 사람의 역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한 인간의 역사적인 증언가치를 드러내는 진품성의 완성은 종국에는 그 사람의 인상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나만의 가치를 키우는 것은 오직 나로서 존재할 때 빛을 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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