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저트는 페이스북을 만나 더 맛있어졌다
디저트는 페이스북을 만나 더 맛있어졌다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4.08.31
  • 호수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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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 열풍과 SNS 사이

디저트는 일반적으로 '식사 후 입맛과 분위기를 정리해주는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을 뜻한다. 논문 <외식산업 내 디저트 브랜드 마케팅 성공 전략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디저트가 처음 등장한 것은 14세기 경이며 19세기 중반 이후 서양 식문화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식문화 중에서도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던 디저트는 최근 국내에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드는 듯하다.

본 기사에서는 SNS와 디저트 열풍 사이의 관계를 분석해 보고자 한다. SNS는 페이스북으로 한정하고, 디저트는 출시 2년 이내의 아이스크림/빙수(빙과류)로 한정한다.

디저트, 시원한 트렌드
몇 년 전, '바퀴베네'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로 상권에는 커피 전문점들이 무섭게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 여름 외식 산업 시장에는 당시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초반에는 커피 전문점의 사이드메뉴로 출시되던 빙수, 아이스크림 등의 디저트들이 별개의 브랜드로 시장에 우후죽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창업전문가 김상훈<스타트비즈니스> 소장은 "포화상태였던 커피전문점들이 폐점한 자리에 빙수를 포함한 디저트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선발브랜드인 '설빙'의 경우 작년 10월에 오픈한 브랜드가 현재 400개 점포 가량 기오픈했으며, 창업 대기자만 150명에 육박한다"라고 최근 디저트 전문점 열풍에 대해 설명했다.

이러한 추세는 대학가를 중심으로 특히 발전하고 있다. 서울지역의 대학들이 밀집돼 있는 신촌 지역의 3개 지하철역 근처에만 한식 디저트 브랜드 '설빙'이 5개 이상 위치해 있다. 우리 학교 서울캠퍼스 근처에도 해당 브랜드가 최근 입점했으며, 2년 사이에 왕십리에만 빙수/아이스크림 전문점이 3개 이상 증가했다. 설빙 왕십리점에서 1개월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동민<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0> 군은 "(아르바이트 기간 중)하루 평균 500명 정도의 손님들이 매장을 방문했고, 그 중 절반 정도가 대학생 고객으로 보였다"며 "방학 기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높은 비율이다. 개강 후에는 대학생 고객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빙수와 페이스북
김 소장은 디저트 전문점이 운영관리의 편의성이 높은 투자형 아이템이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외에도, 대학생이 디저트 열풍의 주 소비층이 된 데에는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군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손님들의 반응을 보면 ‘어디서 봤는데 이게 맛있다더라’는 식의 대화가 자주 오간다”며 “소문을 듣고 오는 손님들이 많은 것으로 보아 SNS 영향도 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생겨난 디저트 프랜차이즈들은 SNS, 특히 페이스북을 통한 마케팅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지난 6월 전국 20대 남녀 452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의 88.3%가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페이스북을 통해 주로 하는 활동으로는 20대 페이스북 이용자의 절반 이상(60.7%)이 ‘타인의 게시물을 읽기’를 꼽았다. 페이스북을 사용하는 다수의 젊은 사용자들은 인기 게시물에 영향을 받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온라인상에 있는 게시물의 파급력은 실제로 소비자들을 움직이기도 한다. 지난 2012년 오픈한 서울캠퍼스 주변의 카페 '파티오'는 SNS의 영향으로 운영 상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작년 6월경 유명 페이지에 초코빙수 리뷰 포스팅이 올라간 후 매출과 인지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광호<카페 파티오> 대표는 “당시에는 페이스북에 게시물이 올라갔다는 사실도 몰랐다. 나중에야 가게에 방문했던 한양대 학생의 게시물이 유명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오픈 직전에 출근해보니 사람들이 옆 골목까지 줄을 서서 기다린 적도 있었다. SNS의 위력을 실감했다”라고 말했다.

파티오의 개업 초기부터 함께해 온 아르바이트생 김미혜<공대 건축공학과 11> 양은 “당시 매출이 200%정도 증가했다고 보면 된다”라며 “게시물에 한양대생들이 서로를 태그하고, 왕십리에 놀러오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한양대생들을 태그하는 식으로 게시물이 널리 퍼져나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타임라인의 빙수들

그렇다면 페이스북에서 디저트 관련 자료는 어떻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현재 페이스북의 유명 페이지에서 특정 디저트 브랜드를 얼마만큼 언급하고 있는지 직접 조사해봤다. 페이지 선정 기준은 맛집, 음식 관련 페이지 중 3만 명 이상의 ‘좋아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총 15개의 표본 페이지를 정했다.

각 페이지에서 지난 2달간 업로드한 게시물 중 빙과류 디저트가 언급된 횟수와 평균 노출 빈도를 조사해봤다. 다음은 그 결과를 정리한 표이다.


각 페이지에 메시지를 보내 유료 광고의 게시 여부를 알아봤다. 그 결과 유료 광고를 게시한다고 대답한 페이지는 6개였고, 2개 페이지는 거부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7개 페이지에게서는 답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유료 광고를 게시한다고 대답한 페이지에서 홍보성 글 게시 여부에 대한 표시를 찾을 수 없었다.

광고성 게시물이 특별한 언급 없이 노출되고, 그러한 게시물에 영향을 받아 맹목적인 소비를 하 게 되는 현상에 대해 윤영민<언정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님은 “상업적인 영역과 공공영역이 사라지는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도움 장예림 기자 eeeeeeeja@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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