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임은 가장 심각한 아동학대
방임은 가장 심각한 아동학대
  • 김보만 수습기자
  • 승인 2006.05.07
  • 호수 122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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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상대적 약자로 바라보는 권위주의 사라져야

지난해 11월 경기도 의왕시에서 홀로 집을 지키던 아홉 살 소년이 기르던 개에게 물려 죽은 일이 있었다. 피해 소년은 부모의 이혼으로 외가에서 생활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사건은 우리에게 단순히 신체적 폭력만이 아동학대가 아니며 성인이 아동에게 갖는 관심은 의무라는 것을 알게 해줬다. 5월 가정의 달과 어린이날을 맞아 미래의 부모가 될 한양인들에게 아동학대의 현 실태를 보여주고 부모로서 가져야 할 올바른 태도에 대해 짚어본다.  
<편집자 주>



▶아동학대, 방임이 가장 심각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아동학대 판정 신고건수는 지난 2001년 2천1백5건에서 2005년 4천6백3십3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동학대는 크게 방임, 정서·신체적 학대와 성학대로 나뉘며 이 중 방임과 정서적 학대가 전체의 약 67%를 차지한다. 방임이란 고의·반복적으로 아동양육과 보호를 소홀히 함으로써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를 말하며 다시 물리·교육·정서·의료적 방임으로 구분한다. 물리적 방임은 아동에게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거나 장시간 위험하고 불결한 주거환경에 방치하는 것으로 의왕시 사건이 이에 해당한다. 서울시 동부아동학대예방센터 서광일 팀장은 “정서적 방임을 제외한 모든 유형의 방임은 경제적 여건과 관련돼 이는 곧 사회적 방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의료적 방임의 경우 경제적 환경이 여의치 않아 의료적 처치를 소홀히 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모가 종교적 믿음으로만 질병을 이겨내려 해 일어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학대와 훈육 혼동하면 안돼

우리나라는 아동에 대한 훈계의 방법으로 신체적 체벌을 사회적으로 인정한다. 대한의사협회 아동학대예방 전문위 위원장 안동현<의대·신경정신과학교실>교수는 “어디까지가 훈계이고 어디서부터 학대인지 그 경계선이 모호하다”고 말했다. 특히 신체적 학대의 경우 대부분 처음에는 가벼운 일회성 처벌로 시작하지만 점점 장기적이고 무차별적인 폭력으로 변질된다. 예방센터에선 아이가 좀 더 높은 성적을 받기를 기대하면서 학습지도를 할 때 회초리를 들기 시작했던 한 초등학생 엄마의 얘기를 들려 줬다. 처음엔 회초리로 손바닥 등을 때리는 정도였지만 성적에 대한 엄마의 기대가 커 갈수록 체벌은 아이의 온 몸을 멍들게 만들었다고 했다.  안 교수는 “학대의 기준은 도덕적 통념과 상식의 수준에서 해석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 이라며 “닥치는 대로 물건을 집어 아무데나 무차별적으로 때린다면 이것은 학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학대를 발생시키는 요인은 아이가 낮은 지능을 가졌거나 유난히 까다로운 기질을 지닌 경우는 아동 유발 요인, 부모의 잘못된 양육지식과 태도는 부모요인 그리고 일반적인 통념과 분위기를 사회적 요인으로 나눈다. 특히 학대 부모의 심리적 문제는 개인의 품성과 부모의 역할에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온다. 이는 모두 자라온 환경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실제 가해자의 70%가 어렸을 때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나타났다.

▶정부 개입과 부모 사랑 필요

아동방임은 무관심에서 시작한다. 특히 가정의 경제적 여건에 대한 정부의 무관심은 방임을 부추기고 신고의무자로서 역할을 다해야 하는 사람들도 자신이 신고의무자라는 사실을 모르는 실정이다. 현 상황에는 저소득 가정 자녀를 대상으로 교육·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의 ‘헤드 스타트’ 제도와 신고의무자의 미신고에 따른 처벌조항처럼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 또 전문가들은 신체적 학대에 대해 가장 좋은 훈육 방법은 자식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며 항상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할 것을 역설한다. 서 팀장은 “귀한자식 매 한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 떡 한개 더 준다는 속담은 우리 사회의 통념을 잘 보여준다”며 “아이를 상대적인 약자로 바라보는 어른들의 권위주의부터 바꿔야 한다”고 말해 자식이 부모의 소유물이라는 사고방식을 버려야 함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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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예도 2023-08-02 23:05:28
이 글은 아동학대와 관련하여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향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동학대의 신고건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방임과 정서적 학대가 주요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또한 신체적 체벌과 훈육의 경계가 모호한 것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정부의 개입과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무관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노력과 자식에 대한 사랑과 이해가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