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백수의 시와 노래
어떤 백수의 시와 노래
  • 금혜지 기자
  • 승인 2014.06.02
  • 호수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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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수<국어국문학과 05> 동문의 ‘북콘서트’

지난 29일, 제2공학관에서 제12회 한양인 북콘서트가 진행됐다. 이번에는 산문집 「서툰 말」을 출판한 강백수(본명 강민구) 동문이 연단에 올랐다. 강 동문은 학부 때 등단해 현재는 우리 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시인이며 ‘강백수밴드’의 보컬이자 싱어송라이터다.

그의 지도 교수였던 유성호<기초융합교육원> 원장은 강 동문을 “의미 지향적인 활자와 감각 지향적인 음악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제자”라고 소개하며 “후배들에게 삶 구석구석까지의 경험을 진솔하게 전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말로 강연의 문을 열었다.

그의 이야기들은 말에서 끝나지 않고 자연스럽게 본인의 노래로 이어졌다. 책 소개와 질의응답으로만 이뤄졌던 그간의 북콘서트에 비해 그의 강연은 ‘콘서트’라는 행사명에 가장 잘 부합했다. 그는 본인 저서의 독자를 「24시 코인빨래방」이라는 곡으로, 자신을 괴롭히던 열등감에 대한 이야기를 「벽」으로, 부모님과의 이야기를 「타임머신」으로 노래했다.

그는 20대, 즉 인생에서 봄에 해당하는 시기를 ‘청춘’이 아니라 ‘춘궁기’라고 표현했다. 젊음은 보리 이삭이 익지 않은 시기이고, 아직 사는 게 서툴러서 수확할 게 많지 않은 시기다. 푸르고 찬란한 청춘이 아니라 봄의 배고픔을 견디고 있는 춘궁기라는 것이다. 강 동문은 ‘사서도 한다는’ 젊은 날의 고생을 성공의 필수 조건인 양 포장하는 ‘청춘 담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청춘 담론을 “젊은이들이 아직 덜 살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치기와 에너지를 어른들이 이용하기 위한 프레임”이라고 표현했다. 또 “나의 20대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내가 노력했기 때문이지 젊어서가 아니었다”라며 젊음과 낭만을 동일시하는 통념에 반기를 들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일반적으로 사회가 권장하는 삶이 있지만 그것은 필수가 아니다”라며 “자신이 언제 행복한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덧붙여 “시를 쓰고 연애를 하라, 그것은 정말로 내가 어떤 인간인지 명징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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