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디자인,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다
공공디자인, 시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다
  • 전예목 기자, 김지수 기자, 한민선 수습기자
  • 승인 2014.06.01
  • 호수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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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큼지막한 눈망울을 가진 캐릭터가 그려진 ‘타요 버스’가 화제다. ‘타요 버스’는 서울 시내를 활보하면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지난 3월 26일 서울시에서 ‘대중교통 이용의 날’을 기념해 한 달 동안만 ‘타요 버스’를 운행하려 했지만 시민들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현재까지 운행되고 있다. 한양대 주변의 ‘2016번’, ‘4211번’ 버스도 ‘타요버스’로 지정돼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타요 버스’는 시내버스가 단순한 대중교통의 영역을 지나 공공디자인의 영역으로 넘어간 좋은 사례다. 시내버스에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해 시민들에게 밝고 활기찬 분위기를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노력으로 서울도 런던의 이층 버스, 뉴욕의 ‘Yellow Cap’과 같이 고유한 이미지를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타요버스’와 같은 공공디자인이 무엇이고 어떤 사례가 있는지 알아보자.

우리 생활과 밀접한 공공디자인
공공디자인은 상업디자인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상업디자인이 특정 소비 계층을 목표로 상업성과 생산성을 위한 디자인라면, 공공디자인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공공의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이다. 윤종영<디자인대 테크노프로덕트디자인학과> 교수는 “공공디자인은 심미성보다는 사후 관리성·실용성·안전성·조화성이 반드시 전제돼야함에 반해 상업디자인은 앞의 네 가지가 전제되지 않아도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따라서 공공디자인은 주변 환경과의 조화성이 중시되기에 색채와 꾸밈이 제한된다.

공공디자인은 공공공간디자인(Public SpaceDesign)과 공공시설물디자인(Public Facility and Product Design), 공공시각매체디자인(PublicCommunication Design), 그리고 공공디자인 정책으로 크게 네 가지로 나뉜다.

먼저 공공공간디자인은 도시 환경과 공공건축물 그리고 건축물의 실내 환경 영역을 포함한다. 도시 환경은 운동장과 같은 야외공간과 도로·주차장과 같은 기반시설을 말한다. 공공건축물에는 행정 기관으로 이용되는 파출소·주민센터, 문화 복지 공간으로 이용되는 박물관·미술관 등이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기업·은행 같은 공간도 공공 공간이다. 윤 교수는 “주거 공간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공간을 공공공간으로 본다”라고 했다.

다음으로 공공시설물디자인은 교통시설물과 편의시설물 그리고 공급시설물(수도·전력·정보 공급)의 디자인을 뜻한다. 거리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맨홀·버스정류장·벤치·신호등·휴지통과 같은 시설물이 공공시설물디자인의 대표적인 예다.공공시각매체디자인은 서체나 도식 같은 시각 매체를 통해 사회 구성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정표나 각종 픽토그램이 이에 해당하고 공문서 서식이나 국기·여권·화폐도 공공시각매체디자인에 포함된다. 윤 교수는 “대표적인 공공시각매체인 간판은 선진국에서 개수와 모양에대해 엄격히 다루고 있다”라고 했다. 공공시각매체디자인에는 상징화된 그림이나 기호를 많이 사용하기에 한 국가나 도시의 가치관을 담고 있다.

공공디자인 정책에는 공공디자인을 진흥하는예술정책과 공공디자인을 법적으로 규정하는 문화예술진흥법·건축법 등이 있다. 윤 교수는 “공공디자인은 한 번 실행하고 나면 다시 바꾸기가 어렵기에 명확한 목적성을 가지고 공공디자인 정책을 시행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라고 했다.



우리나라 공공디자인의 오늘
우리나라는 디자인 강국으로 불린다. 세계적으로 공신력 있는 디자인 상인 ‘iF 디자인 어워드’의 부문에서 삼성이 3,020점으로 1위이고 LG가 1,800점으로 4위이다. 소니가 2,400점으로 3위이고 애플은 1,200점으로 6위인 것을 감안하면 상업디자인부분에서는 우리나라의 수준이 높다.

그러나 공공디자인의 영역에서는 다른 나라에비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이유에 대해 윤 교수는 “보통 국민 소득이 2만 달러가 넘어야공공디자인이 이슈가 되기 시작한다”며 “우리나라는 10여 년 전부터 2만 달러가 넘어서 공공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지 얼마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반면에 상업디자인은 산업화가 시작된70~80년대부터 발전하기 시작해 공공디자인보다 상업디자인의 수준은 높다.

일반적으로 공공디자인이라고 하면 많은 예산이 필요한 일로 생각한다. 그러나 통념과는 다르게 좋은 공공디자인은 적은 돈을 들인 디자인이다.오히려 돈을 많이 들여 가로등의 지자체 심볼이나 청사등롱을 더하는 것은 단순성이 중요하다는 공공디자인의 조건을 어기는 일이다. 윤 교수는 “공공디자인의 가치는 공공 공간이나 시설물이 유형적 가치를 넘어 무형적 가치를 추가할 수 있는 데 있다”라며 공공디자인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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