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후보에게 대학생이 묻다
서울시장 후보에게 대학생이 묻다
  • 금혜지 편집국장
  • 승인 2014.05.26
  • 호수 1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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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준<새누리당>, 박원순<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 인터뷰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는 서울지역 16개 대학 학보사의 연합체입니다. 서언회 기자들이 정몽준<새누리당>, 박원순<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정 후보와는 지난 20일 숙명여자대학교 음대에서 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했고 일부 문항은 서면으로 답변을 받았습니다. 본 인터뷰에는 △건대신문△고대신문△국민대신문△서강학보△서울과기대신문△대학신문△서울시립대신문△성대신문△숙대신보△숭대시보△연세춘추△이대학보 △중대신문△외대학보△한대신문 소속 기자 18명이 참여했습니다.

박 후보와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서언회 페이스북 페이지(
www.facebook.com/seoeonhoe)에 게시했습니다. 한대신문 페이지(www.facebook.com/HYnewscente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몽준 서울 시장 후보>
Q. 국토교통부는 △행복주택 일부 공급 △대학생 전세임대 지속 공급 △공공기숙사 및 연합기숙사 건축비 일부 융자 지원 △주택바우처 도입 등을 통해 2017년까지 대학생 주거지원율 25% 달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전국에서 대학생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기 때문에 중앙정부가 추진하는 대학생 주거 정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현재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 주거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정몽준 후보(이하 정):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대학생이 50만 명 정도 됩니다. 이 중에 기숙사 수용률이 11%. 수도권 평균은 13%가 못됩니다. 대학교 부지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으로 분류돼서 교내 여유 부지가 있어도 기숙사를 못 짓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제가 시장이 된다면 개발제한구역을 완화해서 더 많은 기숙사를 지어 학생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도시 계획을 변경해서 교내에 여유부지가 있는 학교에 기숙사를 공급해서 현재 10%의 기숙사 충원률을 20%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또 임대 주택을 10만 호를 공급하겠다고 말씀드렸는데 10만 호 중에 2만 호 정도는 원룸형 주택을공급할 생각입니다.

Q. 현재 서울시 대학들의 교육의 질을 고려했을때, ‘적정한 등록금 수준’이 얼마라고 생각하는지,그리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며 교육의 질을 향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정: 반값 등록금이 이뤄지면 일단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줄어드는데요, 대학교 운영상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지난번에 시립대 교수를 만나이야기를 나눠 봤더니 반값 등록금 시행 이후 대학 재정이 나빠졌다고 합니다. 교수 분들 연구비가20~30만원 정도 삭감됐다고 들었습니다.저는 대학이 우리나라의 최고의 지성이라고 하는데 반값등록금이란 표현은 이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반값등록금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이 단어 때문에 최고의 교육 기관으로서 사회적인 인식과 존경심이 떨어진 것 같아요. 등록금이 계속 올라가는 것도 큰 문제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말씀하신 기숙사 문제를 해결해주고 장학금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Q. 당선될 경우 서울시립대 등록금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입니까? 그리고 등록금 인하 정책이계속된다면, 예산부족이 우려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입니까?
정: 저는 등록금 문제만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학생들이 대학에 가서 보내는 1년은 나이 들었을 때의 10년과 같다고 봅니다. 여러분들이 학교에 다니는 동안 인생을 공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4년이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가가 등록금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시립대의 여러가지 정책 중 하나인 등록금 문제, 장학금 문제를 교수들과 상의해서 결정할 것입니다. 물론 커다란 원칙은 있어야겠죠. 예측할 수 있게 하고 갑자기 부담이 늘어나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Q. 정 후보께서는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계획 중입니까?
정: 지금 말씀하시는 것이 광역버스를 말씀하시는 것이죠? 지금 증차의 필요성이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실 왜 안 한다고 생각하는지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서울과 경기도에 많은 교통량이 있는데 필요하면 광역버스를 늘리는 방안이 좋은 방법이라고 봐요. 적극적으로 검토하겠습니다.

Q. 신촌과 경춘선 철도 인근 ‘대학 관광특구’ 지정 및 대학 밀집지역을 활성화한다고 말했는데, 여기서 말하는 대학문화 관광특구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정: 저는 관광의 핵심은 무엇보다 ‘사람을 보는 것’이라고 봐요. 홍대·신촌 등지에 젊은이들의 거리가 있는데 저는 그것이 서울의 중요한 관광자원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대학이 밀집한 지역에 땅을 좀 사서 대학 특성에 맞게 환경을 조성해주면 서울 최고의 관광지역이 될 수 있다고 봐요. 여러 대학이 밀집한 지역의 분위기를 잘 느낄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Q. 2·30대 중심 새로운 문화상품을 만든다고 하셨는데, 경제적 측면이 아닌 문화적 측면에서 이를 활성화시킬 구체적이고 자세한 방법을 알고싶습니다.
정: 현재 서울시의 문화 정책에 할당된 예산이 많이 줄었습니다. 2.2%까지 줄었는데요. 이를 최소 3%까지 올려야 한다고 봅니다. 정부도 그렇고 서울시장도 그렇고 지금 제가 무슨 문화 상품을 만들겠다고 하는 것은 너무 앞서 간다고 봐요. 문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여러분들이 활동할 수 있게 지원하고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제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에 대한 후보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또한, 서울시장이 될 경우 서울시 내부의 규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입니까?
정: 우리나라는 규제에 관한 법이 몇 만 개 정도 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무서운 규제는 산업 관련 규제라고 합니다. 공무원들한테 무슨 사업 하겠다고 하면 법에 다 맞더라도 전례가 없으면 허가를 안 해 줍니다. ‘창조경제’가 정부의 슬로건인 상황에서, 이건 좀 말이 안 되죠.

세월호 참사 이전부터 관료사회를 공무원의 공무원을 위한 공무원에 의한 조직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 위에 시장, 군수의 법이 있고 헌법 위에 지방 조례가 있다는 말을 쓰기도 하는데 이런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모든 규제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합리적으로 조정을 해야한다고 봅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지역 대학생 그리고 20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정: 우리나라가 이만큼 경제적으로 발전한 것은 지난 30~40년간의 일인데 그 과정에서 어떤 분은 많은 혜택을 받고 어떤 분은 그런 혜택을 별로 못 받았지만 그런 거 때문에 우리 국민들이 갈라진다면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물론 남보다 앞서 경제적 혜택을 받은 사람은 돈을 신중하게 써야 하고 말도 조심해야 하고 상대적으로 경제적 혜택을 못 받은 사람에 대해서 많은 노력을 해야겠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제가 경영학과 경제학을 공부했는데 이 학문은 잘 먹고 잘 살자는 학문이 절대 아닙니다. 한정된 자연조건, 자원 내에서 어떻게 공동체가 물질적으로 풍요롭게 살 수 있는가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그런 정신에 맞춰서 제가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학생 여러분들을 만나서 정말 반갑습니다.


<박원순 서울 시장 후보>
Q. 현재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학생 주거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젊은이들이 높은 취업문, 치솟는 등록금 그리고 비싼 전월세라는 3중고에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 대학평균 기숙사확보율이 14%인지라, 아직까지 주거환경도 부족하고 하숙비 부담도 큽니다.

정부가 대학생 주거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 정말 반가운 일이지요. 특히 제가 임기동안 추진한 ‘희망하우징’ 사업의 주요 아이디어가 국토교통부 정책에 많이 반영된 것 같아 좋습니다. 공공기숙사나 주택바우처는 전국적으로 확대되어야 하죠.

Q. LH와 서울시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희망하우징은 2013년 한 해 동안 계약을 해지한 가구가 180곳이나 됐으며 그 원인이 임대료 체납, 관리실 부재 등에 있다고 밝혀졌습니다. 재선에 성공할 경우 ‘대학생연합기숙사’ 정책을 이어나갈 계획인지, 희망하우징은 어떻게 개선해나갈지 궁금합니다.
A. 희망하우징은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에게 주변 월세의 20~30%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다세대, 원룸 등을 공급하는 사업입니다. 특히 지방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이죠. 그런데 2년 동안 운영을 해보니, 서로 모르는 대학생들이 한 집에 살면서 일어나는 문제 때문에 관리실이 있어야 한다는 점검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2016년까지 원룸형을 80%로 늘리고, 다가구형은 20% 이하로 줄이려고 합니다.또한 이전까지 전산추첨으로 진행되던 방 배정을 사전조사를 통해 실시하고, 30호 이상의 중·대형급 주택에는 관리인을 두겠습니다.

Q. 서울시 대학들의 교육의 질을 고려했을 때, ‘적정한 등록금 수준’이 얼마라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며 동시에 교육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알고 싶습니다.
A. 올해 4년제 대학 연 평균 등록금이 667만원이고, OECD 국가들 중에서 두 번째로 많은 액수입니다. 할 수 없이 학자금 대출을 받고 빚쟁이로 사회에 나서는 청년이 190만명, 그 액수가 11조 7천 억원입니다. 우리나라의 대학등록금 문제는 민생문제입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제 임기때 서울시립대에서 반값등록금을 실현해 연 238만원까지 등록금을 인하했어요. 가장 비싼 대학과 비교하면 628만원이나 차이가 나는데, 지금 서울시립대의 교육의 질이 나쁜가요? 학생, 학부모 모두가 만족하고 있고, 대입경쟁률도 치솟았습니다. 또 서울시립대 교수들은 공무원이기 때문에 반값등록금이 됐다고 월급이 줄지도 않습니다.우리 대학들의 적정 등록금이 최소한 서울시립대까지는 왔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한국이 대학등록금 액수에 따라 교육의 질이 달라지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Q. 재선이 될 경우 서울시립대 등록금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입니까? 그리고 등록금 인하 정책이 계속된다면, 예산부족이 우려되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입니까?
A. 예산감소 얘기가 계속 나와서 제가 오히려 의아했습니다. 반값등록금으로 줄어든 서울시립대예산은 서울시에서 일반회계로 모두 예산지원을 했고요, 교수 급여도 공무원 보수기준을 따르기 때문에 깎이지 않았어요.

다만, 연구수당이 10만원 정도 줄었는데, 이건 대학 기성회계가 법적근거가 없다는 법원 판결 때문에 줄어든 겁니다. 전국 국공립대가 다 줄어든거죠.
원래 걷던 기성회계를 걷지 못하니까 서울시립대 예산이 줄어든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 때문이 아닙니다.

제가 다시 시장이 되면 당연히 반값등록금은 유지될 겁니다. 예산 걱정을 많이 하시는데, 지금 정부에서 대학의 자체 장학금까지 포함해서 반값등록금 예산 7조원을 만들고 있습니다. 교육부와 협의해서 예산 걱정이 없게 하겠습니다. 서울시립대반값등록금, 등록금 딱 1/2만 찍힌 고지서가 전국 대학으로 확대되면 더 좋겠습니다.

Q. 박 후보께서는 서울로 통학하는 학생들의 교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정책을 계획 중입니까?
A. 참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 학생들에게 편리한 교통을 제공하고 싶은데, 아침 시간은 직장인 출퇴근 시간이어서 도로가 과포화가 돼 버리거든요. 버스 몇 대만 증차해서 해결되면 제가 벌써 했죠.
도로환경을 보다 쾌적하고 편리하게 하는 대안을 머리 빠지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당장 학생들이버스와 지하철을 더 편하게 이용하도록 교통비 할인을 24세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현재 19세부터 24세의 청년들에게 교통 할인 혜택이 없는데, 교통비 10%를 할인할 것이고 소요예산 710억 원도 마련했습니다.

Q. 문화예술 생태계를 지원하겠다는 정책이 무엇이며 이전의 정책과 어떤 차별성을 가지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문화인프라가 부족했을 때에는 관 주도의 공급정책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문화다양성의 시대이잖아요. 저는 서울시의 역할은 창조 동력이 떨어지지 않게 연료를 공급하는 거라고 봐요. 제가 문화예술생태계를 지원한다는 건 바로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보호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뜻합니다. 지역과 문화를 매개로 하는 마을예술창작소, 누구나 예술교육을 받을 수 있는 지역예술교육센터, 마을살이 스토리를 담은 마을박물관, 도시활력 융합창작센터 설립도 생태계 조성 사업들이죠.

Q. 정부의 규제완화 기조에 대한 후보의 생각은 어떠합니까? 또한 서울시장이될 경우 서울시내부의 규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실 계획입니까?
A. 세월호 여객선의 선박연령 제한을 20년에서 30년으로 완화해줬던 것도 이번 참사의 원인이었습니다. 무분별한 규제완화는 절대 안됩니다. 누구를 위한 규제완화인지, 어떤 결과가 예측되는지를 깐깐하게 확인해서 나쁜 규제와 착한 규제를 구별하겠습니다.

저는 시민의 편에서 확인할 겁니다. 중소유통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규제가 있다면 없앨 겁니다. 하지만, 서울시민의 안전과 직접 연관이 있으면 절대 규제 완화는 없습니다. 이미 ‘원순씨의 10대 안전공약’에서 말씀드렸지만, 기업이 이익을 앞세워 사회적 책임을 망각하면, 기업운영 자체를 못하게 할 정도로 깐깐한 시정을 펼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서울지역 대학생 그리고 20대 유권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A. 요즘 청년들이 스펙을 쌓느라 바쁜데, 스펙은 옷과 같아요. 옷도 이왕이면 좋은 옷이 더 좋아 보이긴 하겠지만, 사실 옷보다 중요한 건 마음과 몸입니다. 우리 사회가 어둡고 힘든 세상인 건 틀림없지만 그럼에도 도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가진 게 없으니 손해볼 것도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저도 그랬어요.

도움: 김은영, 전예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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