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없는 감정분출은 무의미하다
행동 없는 감정분출은 무의미하다
  • 송다빈 기자
  • 승인 2014.05.17
  • 호수 14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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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댐네이션-댐이 사라지면」을 보고

지난 13일 벤 나이트, 트래비스 러멜 감독이 만든 영화「댐네이션-댐이 사라지면」이 서울환경영화제 국제환경영화상 부문에서 장편 대상(Best Feature Film)과 관객들의 투표로 선정되는 관객상(Audience’s Choice)을 수상했다.

▲ 국제환경영화경선에서 장편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한 영화 「댐네이션-댐이사라지면」의 영화포스터다.
영화 초반에는 1930년대 ‘뉴딜정책’이라 불리는 미국의 대규모 토목사업의 일환으로 거대한 댐들이 건설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댐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강들이 파괴된다. 이후 강이 인간의 삶과 건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댐을 철거하자는 운동이 시작됐다. 사람들은 늦은 밤에 경비원들의 눈을 피해 ELWHA강 댐의 표면에 ‘ELWHA to be FREE'와 같은 문구를 써놓고 도망가기도 했다. 사람들의 노력 끝에 댐 철거 운동이 실현됐다. 이 영화에서는 댐으로 파괴된 강과 철거 후 복원된 강을 대조적으로 보여준다. 이 과정은 자연이란 정복의 대상이 아니며, 우리가 그 일부로 존재할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나타낸다.

우리나라에는 댐이 약 2만개가 있다. 국토 면적 대비 댐의 수가 전세계에서 가장 많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댐 철거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다. 2008년부터 환경부와 토목학자들이 댐이 강에 미치는 역기능을 인식하고 있었으나, 4대강 사업 이후에는 더 이상 댐 철거를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은 연어와 같은 회귀성 어류들의 생태계 보존이라는 이유로 댐 철거에 성공했다. 미국의 사례가 우리에게 모범이 될 수도 있지만 우리는 스스로 한국에 적합한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각 강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철거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댐으로 인해 파괴된 강에 대처하는 우리나라의 소극적인 태도는 변화해야만 한다. 영화의 끝 부분에 ‘Sentiment without action is the ruin of the soul-Edward Abbey’ 라는 말이 나온다. ‘행동하지 않고 감정만 분출하는 것은 영혼을 황폐화하는 것이다’라는 의미이다. 이 말은 파괴된 강에 대처하는 우리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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