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스포츠 발전을 외쳐라 사자후
대학스포츠 발전을 외쳐라 사자후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4.03.29
  • 호수 1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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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한양대 학생들이 ‘사자후’하면‘한양대 대표 스포츠 매거진’이라고 하는 그 날까지

「응답하라 1994」의 성나정은 이상민 선수를 보기 위해 연세대에 진학했다. 한양대 배구부 또한 90년대 후반 무적의 팀으로 불리며 전설적인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렇듯 대학 스포츠팀은 당시 대학생들에게 현재의 아이돌 그룹과 다름없는 존재였다. 그러나 그 많던 스포츠 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최근 대학스포츠의 경기 현장은 예전과 사뭇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대학스포츠의 부흥을 다시 한 번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사자후, 바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들어나가는 한양대 스포츠 매거진이다.

사자후? 사자 WHO?
사자후는 2012년 4월 창간 준비호 발행으로 시작한 한양대 대표 대학스포츠 매거진이다. 사자후는 현재 매년 3, 6, 9, 12월 총 4번에 걸쳐 매거진을 발행한다. 매거진의 이름인 사자후는 ‘사자가 울부짖는 소리’라는 뜻으로 한양대 스포츠인들의 기상과 강한 이미지를 나타낸다. 최초로 사자후를 기획한 조범주<예체대 체육학과 09> 군은 우리 학교 체육부를 홍보하고 학생들이 스포츠를 통해 애교심을 길렀으면 좋겠다는 취지에서 잡지를 창간하게 됐다고 한다.

사자후의 제작은 발간되기 2개월 전부터 시작된다. 가장 먼저 어떤 콘텐츠를 다룰 것인지 제안서를 작성한 후 회의를 통해 제안서를 평가한다. 제안서가 확정되면 △선수 인터뷰 △장비 △취재일정 △협조사항 등의 세세한 부분까지 정한 후 한 달 동안 취재에 나선다. 이후에는 기사의 수정 작업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글뿐만 아니라 디자인적 요소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최종적으로 편집장의 확인이 떨어지면 학교 곳곳에 사자후가 배포되는 것이다.

사자후는 스포츠를 취재하고 나는 사자후를 취재한다!
운 좋게도 사자후의 취재 현장에 본지 기자가 동행해 사자후의 취재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직접 볼 수 있었다. 지난 27일 경희대 국제캠퍼스에서 2014 KB국민카드 대학농구리그인 경희대와 한양대의 경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 지난 27일 경희대에서 열렸던 2014 KB 대학농구리그의 포스터다. 적극적인 홍보로 페이스북 등 SNS에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4시 40분.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는 가운데 기자석에 자리를 잡았다. 모든 상황이 어리둥절한 기자와는 달리 이런 자리가 익숙해 보이는 사자후 정진우<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11> 기자는 선수들과 관중석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5시 정각에 경기가 시작되자 정 기자는 한양대 선수들을 주목하며 쉴 새 없이 셔터를 눌렀다. 쉬는 시간이 다가오면 찍었던 사진을 확인하기도 했다. 정 기자는 자신이 찍은 사진을 자랑하며 “순간포착이 잘 된 사진들을 보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사진만 열심히 찍는 줄 알았던 정 기자는 경기의 흐름 또한 놓치지 않았다. 경기의 순간을 포착해 기사에 그대로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 기자는 경기를 관람하며 “오늘 경기가 다른 때보다 흥미롭다”며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아쉽게도 2점 차로 패배했다. 선수 인터뷰를 준비했던 정 기자는 “누구보다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선수단일 것”이라며 선수들을 배려해 인터뷰를 진행하지 않았다. 결국 인터뷰를 뒤로 한 채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이럴 땐 정말 힘들지만 그래도 힘!

▲ 경기가 끝난 후 사자후의 한 기자가 이재도 선수를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이다.
함께 취재에 동행하며 본지 기자가 느꼈던 점은 사자후 기자 한 명에게 할당된 역할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었다. 정 기자는 이날 혼자서 경기 분석과 사진, 실시간 페이스북 포스팅과 기사 작성까지 담당해야 했다. 정 기자는 “경기가 지방에서 열리는 경우가 많아 그때마다 혼자 취재하는 것이 외로울 때가 많다”고 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놀라웠던 점은 한 번에 많은 일을 수행해냈던 정 기자의 전문 종목이 농구가 아닌 ‘축구’라는 것이다. 정 기자는 “자신의 전문 종목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부득이하게 취재를 가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라며 “본인의 전문 분야보다 기사를 작성할 때 어려움이 동반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런 어려움에도 기자들은 사자후와 자신을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기자들에게 사자후란 어떤 의미를 지닐까. 또 그들은 왜 스포츠 기자여야만 했을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들 대답의 공통점은 “좋으니까”였다.

이준혁<사회대 행정학과 13> 기자: 사자후란 제가 상상했던 스포츠 기자로서의 삶을 '아마추어'란 이름표를 달고 열심히 뛰게 해주는 곳이에요. 취미가 아닌 업으로 운동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가까이서 보고 인터뷰를 하고 기사를 쓰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대학이란 공간에서 할 수 있다는 게 무척 즐겁습니다. 또 왜 스포츠여야만 했느냐고 물어보시면 답은 굉장히 단순해요. 아직 스포츠보다 저한테 재미있게 다가오고 가슴 뛰게 하는 건 없거든요.

오든솔<공대 건축공학부 12> 기자: 사자후는 저에게 도전이 아니었나 싶어요. 저는 공대 학생으로 스포츠 기자로의 활동이 과생활과 전혀 연관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새로웠고 배워야 하는 것 투성이였어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그 사람들의 경험과 삶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굳이 왜 스포츠여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기 때문이에요. 제 열정을 투자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고 제가 즐기는 것도 스포츠입니다. 만약 다른 분야의 기자를 할 수 있었다면 그 기회 역시 잡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사자후와 둘 중에 택하라고 한다면 당연히 사자후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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