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했는데 내 뼈가 갈리는 소리가 들려~
마취했는데 내 뼈가 갈리는 소리가 들려~
  • 전예목 기자
  • 승인 2014.03.08
  • 호수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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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중임에도 의식이 있는

‘리턴(Return)’(2007)과 ‘어웨이크(Awake)’(2008)는 마취된 환자가 수술 중에 의식을 가지게 된다는 내용의 영화다. 환자의 의식은 깨어 있어 수술실의 소리나 고통을 느낄 수 있으나 겉모습으로는 마취 상태로 보여 의사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줬다.

이 현상을 ‘마취 중 각성(Intra Operative Awareness)’이라 한다.  영화를 계기로 사람들이 마취 중 각성에 대해 관심과 수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다. 마취 중 각성이 실재하는 공포인지 여부를 알아보자.
마취 중 각성이란 외형적으로는 마취 상태인 환자가 주위의 소리를 듣거나 수술의 고통 또는 숨 쉴 수 없는 압박을 느끼는 것을 일컫는다. 이를 겪은 환자는 수술 후 불안감, 죽음에 대한 공포, 병원과 의사에 대한 거부감으로 나타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은 수술실의 소리를 들으면서 고통을 감내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취 중 각성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유력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개인별 약물 감수성의 차이다. 사람마다 마취에 필요한 약물의 양이 다르기에 의사는 마취하기에 알맞은 분량을 알기 어렵다. 혹은 약물 내성과 같은 이유로 마취에 대한 내성이 큰 사람이 있다면 평균치와 다른 마취의 역치 값으로 인해 마취 중 각성이 발생하기 쉽다.

다른 이유로는 마취 시 근육이완제(마취 시 환자의 몸에 들어가는 기계의 출입을 용이하게 하고 수술 편의를 위해 골격근을 마비시키기 위해서 사용됨)를 투입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취 중에 깨어나게 되면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힘들다.

하지만 마취 중 각성에 대한 두려움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 마취 중 각성의 빈도는 보고에 따라 다양하지만 마취과학의 발달로 근래 40년간 꾸준히 감소하여 2007년에는 전신마취를 받은 환자 1,000명 중에 약 1~2명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BIS(Bispectral Index)와 같은 기계장치는 환자의 의식상태(마취의 깊이)를 뇌파로 감지해 말과 행동을 못할지라도 환자의 의식 상태를 알 수 있다. 이는 마취 중 각성의 위험을 일거에 해소했다.(출처: 구글 이미지)
게다가 영화처럼 모든 기억이 또렷이 나타나기보다는 수술시간 중 극히 일부분을, 희미하게 기억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김동원<의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현재 수술 중 환자의 마취 상태를 감시하는 장치는 예전에 비해 현격히 발달했다”며 “BIS(Bispectral Index)처럼 기계가 제공하는 수치에 의해 환자의 마취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기 때문에 현재 마취 중 각성은 없다”고 말했다.

도움: 김동원<의대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참고: 논문 「마취 관리 정책의 국제비교연구」,
한국보건의료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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