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뎌진 날을 다시 세우길
무뎌진 날을 다시 세우길
  • 이승목 <사회대 사회학과 12> 군
  • 승인 2014.03.04
  • 호수 139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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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해 그렇듯 갖가지 사건사고는 학내, 학외를 막론하고 연말연시를 가리지 않았다. 특히 고려대 발 대자보 열풍은 우리 한양대로도 이어져, 적지 않은 학우들이 학내 곳곳에 대자보를 붙이며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침묵이 곧 미덕이 되어버린 오늘날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처럼 학생들이 집단적으로 공개 석상에 자신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행위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침묵을 깨고 억눌려왔던 감정을 폭발시키기까지 학생들에게 어떤 사회적 맥락이 작용했었는지 다각적인 분석을 시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운동부 해체 관련 기사에서 학교는 재정난을 이유로 운동부의 폐지를 주장했다고 언급되어 있다. 그러나 학교의 기술이전 수입 증가와 관련된 기사에서는 학교가 일정수준 수입의 증가를 달성했다고 언급되어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어찌 되었든 학교의 수입은 증가했지만 재정상황이 좋지 않다.’ 라는 정보를 유추할 수 있을 것이다. 대자보 열풍과 같은 맥락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용기를 내어 스스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학교와 우리 사회가 그 용기 어린 목소리들에 귀를 기울이고 있기는 한 것인지 각각의 사안에 대해 종합적인 시각에서 심도 깊은 통찰이 이루어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학내보도와 관련한 약간의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학술면의 음양오행 및 점술, 문화면의 벽화마을에 대한 보도는 흥미로운 주제와 더불어 다채로운 시각자료를 통해 독자들의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켰다고 생각한다. 특히 학술면의 아프리카의 점술에 대한 보도는 독자들로 하여금 ‘점술’이라는 행위를 인류 문화 전반에 걸친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2014년, 새해가 밝았지만 학생들과 학교, 20대와 기성사회의 불신은 날이 갈수록 깊어가는 듯하다. 한대신문이 무난함을 추구하기보다, 조금 더 날을 세워 학우들의 알권리를 보장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날카로운 창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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