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운명, 안녕들하십니까?
당신의 운명, 안녕들하십니까?
  • 전예목 기자
  • 승인 2014.01.06
  • 호수 139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음양오행을 알면 미래가 보인다!

‘조선의 운명, 이 얼굴 안에 있소이다,’ 최근 개봉돼 누적관객 900여만 명이라는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관상」에 나오는 말이다. 관상을 잘 보는 주인공 '내경(송강호 분)'은 얼굴만 보고도 그 사람의 길흉화복을 점친다. 후에 궁에 들어간 내경은 단순히 인재를 발굴하는 일에 관상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역적’을 미리 찾아내는 데 관상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런 관상을 통해 미래를 점치는 것은 역술의 한 부분이다. 역술은 자신의 미래를 알고자 하는 사람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새해에는 사람들이 복을 기대하는 마음에 운세를 자주 찾아본다. 이런 취지로 신년호 학술 면에서는 ‘점술’에 대해 다뤄 보겠다.

사람들은 보통 점술을 개별적 사례를 통해 원리를 알아내는 일종의 통계학과 같은 것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이는 점술의 원리와 내용을 잘못 파악한 것에서 발생한 통념이다. 사주든 주역 점이든 풍수든 통계학과는 전혀 거리가 멀다. 오종림<강릉원주대 중문학과> 교수는 “음양오행이나 팔괘와 같은 원리를 사용함으로써 연역적인 방법론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거나 현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바로 ‘점술’이다”라고 밝혔다.

‘음양오행’으로 현재를 알고, 미래를 예측하다
예로부터 동양인들이 자연의 운동 규칙으로 생각한 것은 ‘음양(陰陽)’과 ‘오행(五行)’이다. ‘음’과 ‘양’은 각각 활동적인 것과 정체적인 것을 아우르는 운동 규칙이다. 오행은 세상을 구성하는 다섯 요소인 목(木, 나무), 화(火, 불), 토(土, 흙), 금(金, 쇠), 수(水, 물)로 구성된다. 옛사람들은 음양과 오행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임과 동시에 운명을 조직하는 근원적 힘이라고 인식했다. 사람도 세계의 한 부분을 차지하므로 사람의 운명 또한 음양오행의 흐름 중 하나로 인식됐다. 따라서 음양오행의 원리만 알면 사람의 특성과 미래의 운까지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음양오행의 운동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그 방법은 다양하다. 거북의 뱃가죽이나 소 같은 동물의 뼈를 불로 구우면 균열되는 선(점복(占卜)), 시초 같은 나무를 여러 개 모아 순간적으로 두 뭉치로 나누었을 때 숫자의 조합(시초점(柴草占)), 하늘에 떠 있는 별자리의 변화(점성술(占星術)), 사람의 얼굴 각 부위의 분포와 변화(관상(觀相)), 사람이 태어난 연, 월, 일, 시를 천간지지로 변환시키고 천간지지와 연결된 음양오행의 해석(사주(四柱)) 등에서 각 사람의 음양오행을 읽어 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표는 1991년 7월 22일 20시가 연월일시인 기자의 사주팔자(四柱八字)이다. 나온다. 연주, 월주, 일주, 시주를 적으면 이렇게 네 개의 기둥 모양이 있다고 해서 사주(四柱)라고 하고 총 여덟 개의 글자가 있으므로 팔자(八字)라 한다. 사주 책에는 각 천간지지에 대응하는 오행과 음양이 나오는데 이에 따라 작성한 것이 화살표 오른쪽에 적은 것이다. 이 천간지지에 대응하는 음양오행으로 사람의 특성과 미래 일을 점치는 점술이 바로 ‘사주’다.

기자의 사주팔자를 해석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태어난 일의 천간인 '일간(日干)'이다. 이 일간에 해당하는 오행의 힘이 강하다면 줄어주고 야가담녀 보완함으로써 오행의 힘을  조절하는 것이 사주의 핵심이다.

▲ 오행은 ‘상생’과 ‘상극’이라는 관계로 서로 연결돼 있다. ‘상생’은 한 오행이 다른 오행을 도와줘 더 잘 발현되게 하는 관계를 의미하고 ‘상극’은 한 오행이 다른 오행을 공격해 발현되지 않게 하는 관계를 뜻한다. 이를 적절히 조절해 중화하는 것이 ‘용신’이다.
표를 보면 기자의 일간은 ‘계(癸)’이고 이에 해당하는 오행은 ‘수’이다. 그런데 일간인 '수'를 활발하게 하는 '금'이 '연주'에 하나, 같은 기운인 '수'도 '시지'도 하나 있다. 하지만 '일간'의 오행인 '수'를 상극하는 '토'의 기운이 세 개나 있어 일간의 기운이 약하므로 이를 보완할 필요성이 있다. 한편 천간 ‘경'과 '신'은 오행의 '금'의 기운이므로 경인년(2010)과 신묘년(2011)은 사주의 기운을 보강해주는 길년(吉年)임을 알 수 있다.

‘용신(用神)’; 꼬인 운명을 풀자
점술에는 ‘체용(體用)’이라 불리는 것이 있는데 ‘체(體)’와 ‘용(用)’은 각각 사물의 본체(本體)와 작용(作用)을 의미한다. ‘체’는 본질적 존재로서 관념적이고 ‘용’은 구체적 존재로서 경험적이다. 이 둘의 관계는 불가분의 관계이므로 통합적으로 인식할 때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체’는 생일의 천간(天干)에서 정해지는 것 즉, 사람이 태어날 때 정해지는 것이므로 고정적이지만 ‘용’은 사주의 조절에 따라 세계 속에서 바뀔 수 있다. 생일 천간의 오행의 어느 부분이 너무 약하면 그것을 살려주거나 도와주는 오행이 필요하다. 반대로 생일 천간의 오행의 어느 부분이 지나치게 강하면 그것을 쳐주거나 힘을 빼주는 오행을 써야한다. 이렇게 이미 정해져 버린 오행의 지나침과 낮음을 완화해주는 데 필요한 오행을 ‘용신(用神)’이라 부르며 ‘용신’을 통해 팔자를 고치는 것을 ‘중화(中和)’라고 한다. 따라서 점을 본다는 것은 한마디로 용신을 찾아내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불안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지금도 옛 점술을 찾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게 될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왕십리에서 ‘드뷔시 산장’이라는 사주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산장지기는 “자기 마음을 잘 모르고 심리적으로 불안 할 때 점술이 자기 내면의 소리를 듣는 데 잘 이용될 수 있다”라고 말하며 현대인이 점술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 오 교수에 따르면 “점술이란 본래 부귀공명을 찾자는 탐욕스러움이 아니다. 다만 만물의 운동 규칙을 찾고자 하는 한 인간의 소박한 소망의 발로로 시작된 것이다”라고 했다. 점술을 보는 사람의 마음의 대부분은 일확천금이나 부와 귀를 노리는 ‘도둑놈 심보’라기보다는 마음의 소통을 원하는 바람이 더 크다.

도움: 드뷔시 산장(사주 카페) 지기
참고: 책 「나는 역술을 이렇게 본다」, 책 「오늘의 사주학」
논문 「아프리카 점술 뼈의 상징 논리와 사회적 의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