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P, 학생들에게 진짜 도움을 줘라
HELP, 학생들에게 진짜 도움을 줘라
  • 한대신문
  • 승인 2013.11.30
  • 호수 139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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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학생회 선거가 한창이다. 매번 출마하는 총학마다 빼놓지 않고 제시하는 공약 중 하나가 HELP(한양 리더십 교육)에 관련된 사안이다. 뿐만 아니라 12학년도 교육평가 만족도 부분에서도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을 만큼 HELP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수많은 강의 중에 HELP가 항상 비판을 받는 데는 그럴만한 문제점이 있어서다. 물론 HELP1에서 인문학 강의를 추가한 것과 같이 학교 측이 강의에 대한 불만을 수용하고 개선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이 교육과정에는 단지 개선만으로 극복할 수 없는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

우선, 개인의 가치에 해당하는 부분을 일방적으로 교육하고 그것을 정량화해서 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문제다. 단적인 예로 HELP의 공통 과제를 들 수 있다. 공통 과제는 한양 리더십 센터 측에서 개발한 자체적 평가 수단을 통해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개선 및 발전 사항을 서술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평가 문항만 읽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평면적인 평가 수단에 대한 신뢰가 가지 않는다. 더군다나 창의력, 학습 능력, 최고 지향성 등을 수치화된 점수로 매겨 전체 학생들의 평균을 제시해 놓고, 개인의 위치를 알려준다. 개인적인 가치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역량이 평균에 미치지 않는다고 무조건 개선해야 하는지, 반대로 평균 이상이라면 그저 만족하고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또 다른 문제로는 각 단과대나 개인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커리큘럼을 전체 학생에게 강요한다는 데 있다. 특히 사회 진출을 앞둔 4학년 과정에 있는 HELP4(셀프 리더십)의 커리큘럼에서 문제점이 발견된다. 이 과정에서는 인턴십 참가, 프레젠테이션 발표 등의 실무를 통해 리더십 로드맵을 완성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과연 학생 모두에게 이런 ‘실무’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우리 학교가 취업을 위한 인재 양성소가 돼서는 안 된다. 그리고 HELP의 획일화된 교육과정을 전교생에게 강요하는 행위는 학생들을 그저 ‘좋은’ 기업에 ‘최적화된’ 인재로 양성하는 맥락을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역량보다는 보편적으로 사회가 요구하는 능력이나 자질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일차적으로는 모두가 리더가 될 필요가 있는지, 모두가 최고를 지향해야만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리더십이 우리 학교 학생 모두에게 필요한 역량이라는 전제가 옳다 하더라도, 이렇게 모두에게 획일적인 방향으로 진행되는 수업은 학생들에게 절대 도움이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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