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과 총학생회장 후보자들
박원순 시장과 총학생회장 후보자들
  • 이희진 기자
  • 승인 2013.11.19
  • 호수 13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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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 주는 여러 정책 결정자를 만난 주였다. 지난 11일 서울권대학언론연합회(이하 서언회)의 공동프로젝트로 박원순 시장을 만났다. 시민들과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박원순 시장은 탁상공론이 아닌 ‘직접’ 발로 뛰는, 살아있는 ‘참여’ 민주주의의 표본이었다.

또 지난 13일 수요일은 ERICA캠퍼스의 공청회가 있는 날이었다. 한 후보는 다년간의 총학생회 활동으로 학교 정책 집행 과정을 잘 알고 있었고, 다른 한 후보는 패기와 학교를 바꿀 수 있다는 희망과 현 정책 보완에 초점을 맞췄다.

기자가 3명의 정치인을 만났지만, 그들을 통해 느끼는 소회는 극과 극이었다. 3명의 정치인은 모두 ‘소통’을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소통’ 정치의 표본이다. 다양한 SNS 활동은 물론 여러 창구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 민주주의를 이끌어 낸다. 1일 부시장 되기, 500억 원의 예산을 가지고 시민들이 정책 짜기, 예산 낭비를 신고하면 포상금 주기 등 그 형태와 방법은 다양했다.

박원순 시장은 정치인, 전문가들의 머리에서 나오는 정책은 ‘당신들의 천국’이라고 했다. 버스비가 얼마인지, 택시 기본료가 얼마인지도 모르는 정치인이 어떻게 시민의 고충을 이해할 수 있단 말인가. 배부르고 등 따뜻한 곳에서 먹고 자란 사람은 평생 가난을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듯 말이다. 기자가 만나본 어떤 정치인은 가난의 이유가 ‘노력하지 않아서’ 혹은 ‘국가 탓만 해서’라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이 말한 당신들의 천국은 본지가 여러 차례 강조했던 ‘그들만의 리그’인 것과 비슷한 의미다. 항상 총학생회 후보자들은 학생들을 위한 공약을 내새웠다고는 하지만, 그 내용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한 과정은 전혀 없었다. 자신의 지인을 통해서 혹은 자신이 불편해서 그 공약을 가지고 왔을 뿐이다.

이번의 공청회는 그 비슷한 양상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정책들은 다양했지만 정작 학생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겠다는 그 방법론이 전무했다. 두 선본 모두 “페이스북, 강의실 방문 등을 통해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는 했지만 이는 지난 해, 지지난 해 총학생회들도 했던 말이다. 시간 제한 때문에 질문을 받을 수 없었지만, 공청회가 끝난 후 기자와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눈 학생은 물었다. “그래서 어떻게 홍보를 하겠다는 건가요?” 공청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참여했던 기자도 그 질문에 답할 수 없었다. 결국 그들이 과거의 홍보 방안을 답습하는 것 외에 참신한 방법을 들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지난해, 지지난해 총학생회가 홍보를 잘 했을까. 글쎄, 항상 기사에서 혹은 인터뷰이들가 “참여가 적어 아쉬웠다”고 하는 것을 봤을 때, 이는 잘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 결국 현재 선본들의 정책 실현 방안은 크게 파급력이 없어 보인다는 뜻이다.

박원순 시장은 ‘어떻게’를 실현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발로 뛰는 방법을 선택했다. 청년의회, 어린이의회, 노인들과의 대화, 1일 부시장 등의 방법으로 정책을 실현, 정책의 집행력을 높이는 효과를 끌어왔다. 이 같은 행동력은 총학생회에 당선 될 후보자들에게 필요한 자질이다. 그들만의 리그, 탁상공론 등의 꼬리표를 때기 위해서는 ‘어떻게’에 대한 고민과 통찰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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