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선거인가
누구를 위한 선거인가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3.11.16
  • 호수 13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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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대표자 모두에게 책임 있다
양 캠퍼스에 선거철이 돌아와 앞으로 3주간 열띤 선거운동이 진행될 예정이다. 매년 이뤄지는 선거에서는 우리학교의 얼굴을 담당할 총학생회(이하 총학), 각 단과대와 학과를 책임질 대표자를 뽑는다. 앞으로 1년 동안 학생들을 대변할 대표자를 뽑는 것인 만큼 선거는 매년 중요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요즘 선거 양상을 살펴보면, 학생들에게는 누가 대표자가 되며 그들이 무슨 사업을 할 계획인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양 캠퍼스의 투표율을 살펴보자. 총학의 경우, 작년 서울캠퍼스의 투표율은 54%, ERICA캠퍼스의 투표율은 54.5%였다. 매년 50%를 간신히 넘는 수치로 ‘반쪽짜리’ 학생 대표자가 결정 나는 것이다.  그러나 대표자가 존재한다는 것으로 감사하게 여겨야 할까. 총여학생회의 경우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입후보자가 없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1년 본지에서 시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투표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관심이 없고 누가 되든 상관 없어서’가 31.8%(14명)로 가장 많았다. ‘기존 학생회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은 25%(11명)로 2위였다.

우선, 관심이 없고 누가 되든 상관없다는 태도가 사회인으로서 내세울 수 있는 답변인지 의문이 든다. 앞으로 그들이 졸업 후에도 짊어져야 할 대선 혹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같은 태도로 일관할 것 아닌가. ‘기존 학생회에 대한 실망감과 불신’이라는 답변 또한 위험한 발상이다. 그들에게 실망했던 점을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 새로운 대표자를 뽑고 감시해야 하지 않을까? 전 학생회에 대한 불신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다.

하지만 이를 비단 학생들만의 책임으로 돌릴 수도 없다. 총학의 공약 남발이 학생들의 무관심을 초래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총학들의 공약은 기본 20개에서 30개 정도에 달한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어떤 공약이 있는지, 어떤 공약을 실천했고 실패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이 과연 공약에 대해 심오한 고민을 하는지, 학생들에게 보이기 위한 공약을 내세우는 것인지 의문점이 생긴다. 그들이 보다 많은 학생의 믿음과 지지로 당선되고 싶다면 후보자들 또한 학생들에게 정말 ‘실천할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워야 할 것이다.

대표자들이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으면 이를 감시하고 함께 발전 방향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 것이 학생들의 역할이다. 이와 더불어 대표자들 또한 학생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각 후보는 실효성 있는 공약으로 학생들의 지지를 얻어야 할 것이며, 학생들 또한 우리의 대표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학생과 학생회의 적극적인 참여로 함께 발전해 나가는 선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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