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숙명 여자 ‘유치원’입니까?
여기가 숙명 여자 ‘유치원’입니까?
  • 배정은 기자
  • 승인 2013.11.11
  • 호수 13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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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명여대 학생 식당 논란으로 엿보는 기업의 횡포
숙명여대 학생들과 학생 식당을 운영하는 신세계푸드의 갈등으로 기업의 ‘갑을관계’ 문제가 다시 한번 부각됐다. 현재 숙명여대 학생 식당을 운영 중인 신세계푸드가 학생들에게 가격 인상안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이다.

올해 초 신세계푸드와 숙명여대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학생 식당 가격 인상안에 대해 논의를 거칠 것을 약속했지만, 신세계푸드는 8월 말에 이를 일방적으로 고지했다. 이러한 업체의 통보에 학생들은 반발했고 신세계푸드는 대응책으로 ‘중간고사 기간에 바나나 500개를 선착순으로 제공하겠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이는 학생들의 불만을 더욱 부추긴 꼴이었다. 결국 학생들은 커뮤니티에 ‘기업이 학생들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다’, ‘여기가 숙명 여자 유치원이냐’ 등의 항의 글을 올렸다. 총학 또한 “학생들의 의견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업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최근 ‘남양유업 사태’부터 포스코 기업의 ‘라면 상무’에 이르기까지 갑을관계에 의한 기업의 횡포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이번 사례 또한 기업이 학생들을 ‘을’로 바라보는 것으로부터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일방적인 인상안 통보로 모자라 바나나와 요구르트의 보상안은 학생들을 우습게 보지 않고서야 내세울 수 없는 횡포다.

이 때문에 현재 숙명여대 총학은 3주째 ‘반값 밥차’를 운영 중이며 신세계푸드와 합의점을 찾을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학교는 총학과 업체 사이에 대화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갑을관계의 핵심 문제는 ‘소통의 부재’에서 비롯된다. 대화를 묵살하니 오해가 생겨나고, 오해가 생겨나니 갈등이 따르는 것이다. 숙명여대의 학생 식당도 마찬가지로 대화를 약속했으나 이를 저버리고 일방적으로 통보해 문제가 불거진 것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이들은 소통 체계를 구축해 합의점을 찾고 수평적 관계를 이뤄야 한다 . 그들이 진정한 대화를 통해 서로 윈윈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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