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이 아쉽다
선택과 집중이 아쉽다
  • 김민수<사회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07>
  • 승인 2013.10.07
  • 호수 139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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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신문>은 종이미디어다. 한대신문은 종이미디어의 위기인 오늘을 안녕히 보내고 있는가? 신문은 독자에게 정보와 오락을 제공한다. 인터넷도 없고 마땅한 여가생활도 없던 시절에야 신문 경영은 땅 짚고 헤엄치기였지만, 지금은 속보성이나 오락성이나 기댈 언덕이 없다. 그래서 일간지는 깊이 있는 기사로 독자를 붙들기 위해 열을 내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현실을 직시하자면 아직 어느 누구도 종이미디어가 살 길이 무엇인가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한대신문>에게 묻고 싶다. 일간지조차도 심층 기사를 쓰겠다는 상황에서 주간지인 <한대신문>이 나아갈 길은 과연 어디겠는가?

<한대신문> 1391호를 보면 심층성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1면의 대부분을 Erica캠퍼스 축제 기사로 채웠다. 그런데 읽어보면 별 내용이 없다. 그냥 ‘축제가 열렸네’ 정도의 정보를 전달하는데 귀중한 1면의 대부분을 써버렸다. 뒤따르는 2면과 3면을 넘겨보면 의문이 생긴다. 뉴스가치로 따지자면 축제기사보다 높다고 할 수 있는 서울 캠퍼스 기숙사 식당 경영난 기사와 중앙운영위원회 기사, 디자인대 작업실 부재 기사가 옹기종기 모여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들은 하나하나가 근본까지 파고 들어갈 가치가 있었다. 그러나 지면의 제약이 있었던 탓인지 그러지 못했다.

기숙사생이 식당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를 ‘의무식을 폐지했다’, ‘가격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값싸고 맛있으면 문제없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즉각 생긴다. 신림동의 고시식당은 한 끼가 3천 ~ 4천 원 선이지만 훌륭한 식단이 제공돼 연일 사람들로 북적대기 때문이다. 이해당사자들이 보기에는 충분한 분석이 아니었다. 식당 운영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판단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이다. 중앙운영위원회 기사도 양 캠퍼스의 출석률만 제시했고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다. ‘73.7%’와 ‘87%’라는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독자들은 봐도 모른다. 디자인대 기사도 작업실이 부족하다는 문제만 제기한 뒤 문제의 원인은 무엇이고 해결책은 없는지가 빠져있다. 직언하자면, 메인 기사들은 심층성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앞으로 나올 <한대신문>의 기사가 선택과 집중이 되길 바란다. 부족한 인력은 현실적인 문제이고, 그렇기 때문에 정론직필을 표방하는 한대신문의 이상은 멀어 보인다. 대안을 하나 제안하자면 보도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  해봤으면 한다. 부족한 인력인만큼 취재력은 더더욱 필요한 현장에 활용되어야 하고, 중요도가 떨어지는 기사는 관련기관에 보도자료를 요청했으면 한다. 대학신문의 가치는 아마추어리즘에 있다고 믿는다. 대학신문은 경영의 위기로부터 자유로우면서 때묻지 않은 기자들을 가지고 있다. 다소 투박하더라도 직업기자들이 쓰고 싶어도 쓸 수 없는 기사를 학보사 기자들은 쓸 수 있다. 앞으로도 <한대신문>이 그 선도적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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