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말라는 MSG, 정말 우리 몸에 해로울까
먹지 말라는 MSG, 정말 우리 몸에 해로울까
  • 전예목 기자
  • 승인 2013.09.07
  • 호수 138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SG에 대한 혐오는 마녀사냥식 공격에 지나지 않아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영돈 PD의 먹거리 X파일」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착한식당’의 선별 기준은 MSG를 첨가하지 않은 식당이다. 사람들이 MSG를 공공의 적으로 생각하는 경향 탓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식에게 ‘미원’이나 ‘다시마’를 쓴 음식을 주지 않으려 하고 MSG가 들어있지 않은 라면을 구입하려 한다. 하지만 MSG의 실상을 알아보면 그런 행동은 기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MSG에 대한 오해는 ‘중화요리증후군’에서 비롯됐다. 중화요리를 조리할 때 MSG를 많이 넣는데 이를 섭취한 일부 사람에게서 △가슴 압박 △두통 △메스꺼움과 같은 일시적 과민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민 반응은 2시간 이내 사라지는 일시적 반응일 뿐더러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MSG가 함유된 식품을 섭취하는 것과 ‘중화요리증후군’과의 상관성이 없다”라고 발표했다.

MSG은 L-글루타민산나트륨(L-Monosodium Glutamate)의 약자로 아미노산인 글루타민산의 나트륨염을 말한다. MSG는 식품첨가물 항목 중 ‘향미증진제’에 속한다. ‘향미증진제’는 식품을 제조하고 가공할 때 식품의 맛과 향을 강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이다.

과거에 MSG는 단백질이 풍부한 해조류를 이용해 생산했다. 최근에는 MSG의 원료인 글루타민산을 형성할 수 있는 미생물을 이용해 글루타민산을 얻은 후 이를 정제해 나트륨 염 형태의 MSG를 만든다.

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에 의하면 “일반 소비자들은 MSG의 주요 성분인 글루타민산이 인공적인 조미료라고 생각하지만 MSG는 △어류 △유제품 △육류 △채소류 등과 같은 천연식품에도 존재하고 그 양도 적지 않다”라고 했다. 글루타민산은 아미노산이므로 단백질로 구성된 동식물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MSG는 우리 몸에 해롭다기보다 도리어 건강에 좋다. MSG 섭취는 저염 효과가 있어 소금을 많이 먹는 한국인의 소금 섭취량을 줄여준다. MSG에 함유된 나트륨 양은 일반 소금에 비해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되지만 소금과 같은 정도의 짠 맛을 낼 수 있다. MSG는 0.03%의 매우 낮은 농도에서도 맛을 느낄 수 있는데, 소금이 0.2%, 설탕은 0.5% 이상 일 때 맛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비하면 이는 상당히 낮은 농도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MSG는 탁월한 조미료다. 짠맛과 신맛을 완화시켜 주고 식품 본연의 자연스러운 맛(감칠맛)을 증가시켜 약방의 감초처럼 식품 곳곳에 들어간다. 하지만 강한 감칠맛은 MSG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한다. 권훈정<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감칠맛이 너무 강하면 다른 맛을 죽이고 혀는 갈수록 더 강한 감칠맛을 찾게 된다”라며 “이것은 음식 맛의 획일화와, 질 낮은 재료를 MSG로 덮어 소비자의 미각을 속일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고 말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공동으로 설립한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인 JECFA에서 MSG의 일일섭취허용량을 별도로 정하지 않았다. 일일섭취허용량이 지정되지 않을 정도로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JECFA는 식품첨가물에 관한 세계 최고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로 볼 때 MSG에 대한 걱정은 통념으로 인한 오해임을 알 수 있다.

▲ MSG는 가공식품 못지않게 천연식품에도 다량 포함되어 있다.


참고:논문 「식품첨가물의 기능과 안전 관리」
책 「안심하고 먹고 싶다 :식품첨가물의 상식, 비상식」
표 출처 : Food Technology, v.41, 143-145, 19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