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의료관광’으로 힐링하세요
이젠 ‘의료관광’으로 힐링하세요
  • 정혜원 기자
  • 승인 2013.05.07
  • 호수 138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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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서비스와 관광 서비스의 결합

중국인 남(南)씨는 2005년 11월 의료관광 비자로 한국에 입국해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수술을 받은 후 2시간 만에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호전된 남씨는 치료비로 17만 위안(약 2,900만 원)이 들었지만 수술 결과에 대단히 만족하고 있다. 현재는 정기검사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고 있으며 주변의 디스크환자 4명에게 한국병원을 소개하기도 했다.

관광의 새 패러다임, 의료관광
위의 사례는 논문 「우리나라 의료관광 추진 현황과 성장전략」에 나타난 의료관광 사례이다. OECD 정의에 따르면 의료관광이란 한 국가의 국내 의료서비스 공급업체(병원 등)가 외국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의료시술 행위 등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의료관광은 관점이나 지역 및 국가, 학자들에 따라 다소 다양하게 정의된다.

손은미<사회대 관광학부> 교수는 “의료관광의 범위관계는 ‘의료관광(medical tourism, 진단·치료)≤보건의료관광(Health-care tourism, 진단·치료·건강증진)≤보건관광(Health tourism, 진단·치료·건강증진·질병예방)≤웰니스관광(Wellness Tourism, 웰빙·웰니스)’이라는 공식으로 정리된다”고 말했다. 이 중에서도 손 교수는 의료관광을 “건강을 회복할 목적으로 자신의 거주지를 벗어나 진단·치료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라며 “관광하는 동안 당사자 또는 그 동반자가 레저·휴양·문화 활동 등을 병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관광의 특성상 의료관광객은 큰 비용을 지출하게 되며 체류기간도 일반관광객보다 두 배 가까이 된다. 손 교수는 “의료관광은 의료 서비스와 관광 서비스가 결합한 일종의 특화관광상품(SIT: special interest tourism)으로 수익성과 고용창출 효과가 큰 블루오션 서비스산업”이라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의료관광은 관광산업을 재도약시키고 사람들에게서 활력을 창출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산업인 것이다.

융·복합 산업의 선두주자
의료관광 산업의 주요 요소는 △의료관광 인프라 △연계 관광 상품 △전문적인 의료서비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들 수 있다. 먼저 손 교수는 “‘의료관광 원스톱 서비스 센터’가 의료관광 인프라의 예”라고 설명했다. 의료관광 원스톱 서비스 센터는 출입국절차지원·전문병원 안내·숙박예약보험 안내·관광상품예약과 관련된 업무를 처리하는 곳이다. 또 손 교수는 “의료관광 특구를 지정해 의료관광 단지를 개발하는 것도 좋다”며 “의료요양과 생태 체험 및 관광·레저가 결합한 선진국형 휴양지를 조성하거나 한방· 역사문화 유적이 결합한 테마형 의료관광지도 좋은 의료관광 인프라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연계 관광 상품’은 관광객들이 의료 관광 이전·이후에 받는 관광 상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체험 위주의 한방 의료관광 상품은 △산림체험 활동 △전시장·박물관 답사 △침구·부항·첩약 등의 한방치료 △한방건강 검진 △한방을 소재로 한 축제 활동 △한약재시장 관람 △한방차·음식·체질 분류 등의 한방체험 등이 연계된다.
‘전문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해 논문 「한국 의료관광산업의 활성화 방안에 관한 연구」는 “의료진들의 세심한 배려와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는 고객들의 신뢰와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이며 “종교와 언어, 문화적 차이에 대한 배려 등을 관광지에서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은 주변 나라와 의료관광산업의 경쟁에 도움을 준다. 정부의 정책을 통해 국외자본이나 의료 관련 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의료사고에도 대처할 수 있다.

세계는 지금 의료관광에 주목 중
세계 의료관광 시장은 2005년 200억 달러 규모에서 2007년 267억 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세계 의료관광객 수는 1,900만 명에서 2,580만 명으로 연평균 16.5% 증가했다. OECD 국가들의 의료관광 수출액(환자를 유치하는 것을 의미)은 2007년 49억 1천 달러에 육박했다.

국외의 의료관광은 크게 △미용 의료관광 △수술 의료관광 △체험 의료관광으로 나뉜다. ‘미용 의료관광’은 주로 성형수술과 피부마사지를 받기 위해 자국과 가까운 나라에서 이뤄진다. 말레이시아, 멕시코, 아르헨티나, 태국은 미용 의료관광을 자국 주력 사업으로 키우고 있는 나라다. ‘수술 의료관광’은 심장수술이나 장기이식과 같이 생명 보존과 직결되는 응급한 상황에서 이뤄진다. 이는 자국에서 행할 수 없는 수술을 타국에서 받는 것으로 독일과 요르단에서 주로 행해진다. ‘체험 의료관광’은 관광지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특이체험 관광상품을 말한다. 생명과 직결돼 있지는 않지만 만성질환, 알레르기 등을 치료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관광지 고유의 전통의학을 체험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온천과 스파가 체험 의료관광에 해당한다.

손 교수는 국외 체험 의료관광의 한 예로 필리핀의 대표적 휴양형 메디컬 스파 ‘산베니토(The Farm at San Benito)’를 제시한다. 손 교수는 “관광객(소비자)들의 의료관광에 대한 욕구가 분명히 드러난 것이 바로 리조트, 호텔 등의 휴양형 스파”라며 “1990년대까지만 해도 스파는 외국에서 들어온 고급스러운 사우나 정도로만 인식됐으나 점점 건강·생활 문화에 연결돼 친근한 개념으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의료관광시장은 어디쯤에
한국의 의료관광산업 규모는 매년 크게 확대돼 2013년에는 국외 환자 유치 규모가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치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 수는 2007년과 2009년 사이에 급속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문 「우리나라 의료관광 추진 현황과 성장전략」에 따르면 한국을 방문한 의료관광객의 국적은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순으로 많았다. 또 수술이 필요한 중증환자와 입원환자는 전체 외국인 환자의 6.5% 정도이며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 의료기술이 상대적으로 뒤처진 러시아, 몽골, 중국 등에서 주로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에서 활성화된 의료관광은 크게 한류열풍에 의한 ‘의료 및 미용성형관광’과 한방체험 형태의 ‘한방의료관광’이다. ‘의료 및 미용성형관광’은 한류 열풍 탓에 한국에 대한 문화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방의료관광’은 건강증진 및 치료를 목적으로 한방자원을 이용해 프로그램이나 시설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서는 한방의료관광이 매우 활성화된 곳은 없다.  현재 ‘꽃마을 경주 한방병원’, ‘청심국제병원’, ‘WE 호텔’이 국내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도움 : 손은미<사회대 관광학부> 교수
참고 : 논문 「우리나라 의료관광
추진 현황과 성장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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