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은 답이 아니다
스펙은 답이 아니다
  • 한대신문
  • 승인 2013.04.27
  • 호수 13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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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로 치열해지는 취업난 속에서 스펙 경쟁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스펙은 specification의 준말이다. 제품 명세, 사양 등의 의미를 지닌 이 말이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일컫는 말로 쓰이는 것을 보면 씁쓸한 일이다. 제품의 사양이야 그렇다고 쳐도 사람에 대한 평가가 어떻게 일괄적인 자격과 조건으로만 이루어진다는 말인가? 그럼에도 취업이 절대선이 된 대학사회에서 스펙은 더 이상의 회의나 비판을 요구하지 않는 신화화된 단어가 되었다.

스펙 지상주의의 망령은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평가시스템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성적에 따른 서열화에 익숙한 입시제도를 비롯하여 글로벌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기업 채용 과정은 물론 공무원 선발과정에 이르기까지 소위 객관성이란 허울 뒤에 숨겨진 무책임하고 안이한 평가 및 선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자신들만의 특성화된 선발 기준 대신 자격증, 어학성적, 봉사 및 인턴십 경력 등을 객관성의 허울 뒤에 숨은 안일한 조건만 요구하는 것이다. 직군과 직능이 다르다면 선발 기준이나 평가의 잣대 역시 달라져야 하는 것이 이치임을 고려할 때, 각 회사는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따라 좀더 섬세한 선발 기준과 평가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스펙 무용론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엇비슷한 스펙만으로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과 필요한 인재를 차별화된 자기들의 기준으로 선발해야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자신들만의 선발기준과 시험을 마련하고, 합숙 면접을 시행하고, 인턴제를 활성화해 인성 및 업무 수행 능력을 블라인드 상태에서 체크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문제는 우리다. 진로가 오로지 취업뿐이냐는 고민은 일단 접어두자. 학점과 어학성적을 비롯한 스펙 3종세트니 5종 세트니 하는 소문에 휘둘리지 말자. 물론 당신은 성실하게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과 어학성적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곳에서 제시한 학점과 어학성적을 살펴보라. 정상적으로 대학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스펙이 말해주지 않는 그 무엇이다. 우리가 알고 있듯이 대학은 스펙을 준비하는 곳이 아니라 스펙이 보여줄 수 없는 당신만의 가치를 발견하고 키우는 곳이다. 당신이 지향해왔고 앞으로도 지향할 가치는 무엇인가?

지금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먼저 당신의 가치를 고민하라. 그리고 그 가치가 스펙을 넘어 빛날 수 있게 준비하라. 다른 사람들도 갖출 수 있는 스펙은 빛나지 않는 의무일 뿐이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를 찾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다.  그것만이 당신을 빛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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