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심위, 학생들과 소통 없는 그들만의 리그
등심위, 학생들과 소통 없는 그들만의 리그
  • 한대신문
  • 승인 2013.03.09
  • 호수 1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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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한 달간 진행된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가 매년 그렇듯 결렬됐다. 양 측의 입장은 좁혀들 줄 몰랐다. 학교 측은 장학금 확충을 주장했고 학생 대표 측은 등록금 인하를 주장했다. 하지만 이 논의의 대상인 일반 학생들은 장학금이냐 등록금 인하냐의 공방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현할 수 없었다. 아무도 학생들에게 그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기 때문이다.

등심위는 학교 측 5인, 학생 대표 측 5인, 외부인사 1인, 서기 1인으로 구성된다. 학교와 학생 대표 측의 구성 명수가 똑같기 때문에 얼핏 공평해 보일 수도 있으나 등록금 인하를 결정짓는 ‘외부인사’에서 형평성은 어긋나 버린다. 외부인사를 초청하는 주체가 학교 측이기 때문이다. 이에 학생 대표 측은 본지 기자에게 등심위 관중 패널로 참석할 것을 요청했으나 학교 측은 기자의 등심위 출입을 거부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에게 더욱 많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학교가 존재한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학교 측이 주장하는 ‘실질적인’ 혜택이 일반 학생들에게 얼마나 돌아갔는지는 의문이다. 학교 측은 등심위와 같은 안건에선 ‘비공개’, ‘폐쇄적인 태도’를 고수하기 때문이다. 학교 측이 이와 같은 태도를 버리지 않는다면 학교와 학생은 적이라는 학생들의 인식을 고치기 힘들 것이다.

학생 대표 측이 얼마나 일반 학생을 대표하는지도 알 수 없다. 양 캠퍼스의 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당선된 이래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설문지 등을 단 한 번도 진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등록금 인하를 원한다”는 학생 대표 측의 주장은 오로지 그들의 경험과 감에 근거한다. 현재 학생 대표 측의 일처리 능력은 작년 총학이 408배와 같은 퍼포먼스를 진행하며 여론을 이끌어 내려 노력했던 모습과 사뭇 대조된다. 앞으로의 학생 대표가 학생들의 소통 없이 사업을 진행한다면 ‘진정한’ 학생 대표라고 불릴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결국 일반 학생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학교 측도, 학생 대표 측도 모른다. 양 측이 주장하는 장학금 확보나 등록금 인하를 통한 국가 지원금 확보에 대해 학생들이 아무런 의견을 표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이 입장을 밝힐 창구도 기회도 없었다. 등심위를 진행하는 양 측 모두 이를 반성해야 한다. 등심위는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학생을 위해 봉사한다는 양 측의 사명감이 현재도 유효하다면 지금과 같은 태도를 하루빨리 버리고 간담회, 설문조사 등으로 학생들의 의견을 한 곳에 수렴해 학생들이 ‘원하는’ 학교를 꾸려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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