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큰 꿈을 꾸자!
새해에는 큰 꿈을 꾸자!
  • 이순임 교목
  • 승인 2013.01.08
  • 호수 13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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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도 널리 사랑을 받는 영국 작가 스티븐슨(Robert Louis Balfour Stevenson)이 1886년에 쓴 소설 <지킬 박사와 하이드(The Strange Case of Dr. Jekyll and Mr. Hyde)>는 꿈을 통해서 잉태되었다. 꿈 속에 나타난 요정들이 저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다.

독일 화학자 케큘레(Friedrich von Kekule)는 자기 꼬리를 입에 물고 있는 뱀 꿈을 꾸고 나서 둥근 고리처럼 생긴 벤젠의 분자구조를 밝힐 수 있었다.

타르티니(Giuseppe Tartini)는 꿈속에서 자신의 영혼을 판 대가로 악마가 들려준 연주를 듣고는 “악마의 트릴”(Sonata in G “Il Trilo del Diavolo)이라는 기교 넘치는 명곡을 작곡할 수 있었다. 그는 악마가 꿈 속에서 들려주었던 기가 막힌 선율을 현실의 콩나물 대가리들이 따라잡지 못함을 크게 아쉬워했다고 한다.

이렇게 위대한 업적을 남긴 과학자들과 예술가들은 꿈 한 번 잘 꿈으로써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는 증거들이 너무나 많다. 대낮의 현실 속에서 간절한 소망을 품고 그 소망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애쓴 결과 예지적인 꿈으로 화답을 받은 것이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이 꿈을 통해 엄청난 선물을 안겨준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몽상에 대한 현상학적 기록을 단행했던 프랑스의 과학 철학자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인간의 삶이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꿈도 시작된다”고 말했다. 잠자는 동안의 꿈이든 대낮에 소망으로 마음에 품는 꿈이든, 꿈이 없으면 인간의 삶은 불모지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꿈은 깨어 있을 때의 두뇌활동의 연장이며, 어떤 문제에 골똘할 때 이 문제가 꿈 속에서 떠오르는 것이다. 어느 새 또 한 해가 성큼 다가와 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꿈을 꾸자! 이왕 꿀 바에는 큰 꿈을 꾸자.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은 결코 평탄할 수 없다. 더욱이 꿈이 클수록 감당해야 할 고난과 시련 또한 크게 마련이다. 목표가 없거나 작을 때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이 인생을 통과할 수 있지만, 별일 없이 통과하는 것이 우리가 살아가는 목적일 수는 없다. 그리고 쉽게 살 수 있는 인생이란 것도 없는 것 같다.

꿈이 없는 인생은 사막처럼 볼거리가 없을 뿐더러 텅빈 고독과 허무만을 노래해야 한다. 꿈이 있기에 인간의 삶이 동물과 다르다. 꿈이 풍성한 만큼 인생은 무지개처럼 다층적이고 다원적이 된다.

큰 꿈을 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고 나서, 그날그날의 피곤을 위대한 섭리에 맡기고 잠들 때, 우리의 꿈 속에서는 현실의 삶을 더욱 자유롭고 풍요롭게 할 영감이 하늘의 별처럼 쏟아져 내릴 것이다. “악마의 트릴”이 아닌 “천사의 트릴”을 들을 수도 있을 것이고,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신비한 우주의 세계가 계시처럼 슬그머니 꿈속에 모습을 나타내어 창작의 모티프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이다.

새해에는 큰 꿈을 꾸자.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설계도를 그리고, 하나씩 실현되는 기쁨을 누리자. 꿈이 있고, 그 꿈을 성취할 수 있는 길이 있기에, 인생은 분명 살 만한 가치와 보람이 있는 것이다.

꿈을 갖고 그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땀을 흘리는 사람은, 인생이라는 자기 나름대로의 신화를 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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