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은 과연 365일일까요
1년은 과연 365일일까요
  • 고석균 수습기자
  • 승인 2013.01.07
  • 호수 137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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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법에 따라 달라지는 한 해의 주기적 시기

연말연시를 앞둔 요즘, 사람들은 지나간 한 해를 반성하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기 위해 달력과 새해 일기장을 구매한다. 달력을 보면 한 해는 365일로 정해져 있고 때때로 366일일 때도 있다. 그런데 여기서 나타나는 문제가 있다. 1년의 일수가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1년은 정확하게 몇 일일까? 이는 고대부터 사용된 ‘역법’을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지금부터, 놀랍고도 신비한 역법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한다.

역법의 종류는 무엇이 있을까

▲ 삭망월을 이용해 1년의 주기를 설명할 수 있다.

역(曆)은 영어로 calendar이다. 이 단어의 어원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라틴어의 calendae에서 온 말이다. 이는 ‘선포하다’라는 뜻이 있는데 시간이 지나 단어가 변형돼 calendar가 됐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고대 로마의 제관이 초승달을 보고 월의 시작을 선포한 매월 초하루를 calend라 했던 것이 지금의 calendar가 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역법은 천체운행의 규칙적인 현상으로부터 시간의 흐름을 측정해 ‘선포하는’ 방법이다. 역법은 기본 주기를 무엇에 두느냐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만약 기본 주기를 초하루와 보름에 뜨는 달의 삭망(朔望)에 두면 이는 태음력이 된다. 또 태양의 천구상 운행에 둘 경우는 태양력, 달과 태양 두 천체의 운행을 함께 고려했을 때는 태음태양력이 된다. 천문학자들은 태음력이 가장 먼저 알려졌고 이어 태음태양력과 태양력의 순으로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역법은 어떤 원리일까
역법의 기본적인 원리는 세 가지가 있다. 낮과 밤이 바뀌는 것, 사계절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달의 위상이 변화하는 것이다. 지구는 자전하면서 태양의 주위를 공전하고, 달은 지구의 주위를 공전하기 때문에 태양의 일주운동은 하루를 낳고, 태양의 연주운동이 한 해를 만드는 것이다. 한편 달의 주기 운동에서는 한 달이 생긴다. 그러나 1년과 한 달이라는 주기가 1일의 정수배가 아니므로 이를 조정하는 방법에 따라 여러 역법이 탄생했다.

일례로 달의 모양을 통해 알아낼 수 있는 삭망 주기(朔望週期)라는 것이 있는데 월의 단위이기도 하다. 우리가 한 달, 두 달이라고 하는 것은 삭망 주기가 하나, 둘 지났다는 뜻이다. 삭망 주기는 달이 망(望)에서 다음 망까지, 또는 삭(朔)에서 다음 삭까지의 평균 길이인데 이는 29.53059일이다. 한편 계절의 순환주기인 태양년은 365.24219일이다. 그런데 12삭망월은 354.367068일이므로 1태양년보다 약 10.875126일 짧다. 물론 이와 같은 세밀한 값이 옛날에도 알려졌던 것은 아니고 시대가 지남에 따라서 점차 밝혀졌다. 이것은 시대가 지남에 따라 관측기구가 정밀해졌고 관측값의 처리방법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1년은 어떻게 365일이 되었을까
역법이 등장하기 전 사람들은 단순히 일월의 경과를 자연현상의 변화로 추측했다. 꽃이 피고, 새싹이 트고 철새가 날아들고 물이 어는 것으로 계절을 알게 됐을 것이다. 이것이 소위 자연력이다. 이후 1년의 일수를 측정하는 역법이 등장했다. 역법은 종류에 따라 그 원리와 날짜 산출 방식이 다르다. 왜냐하면 어느 천체를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그 주기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인류의 삶에 처음 등장한 역법은 태음력이다. 태음력은 달이 1삭망월인 29.53059일을 주기로 규칙적으로 차고 기우는 데서 자연적으로 생겼다. 그러나 태음력은 달의 위상변화에만 주목해 만들었기 때문에 계절변화는 고려하지 않은 역법이다.

따라서 실제 일수와 역법을 통한 일수가 차이난다. 계산해 보면 1삭망월이 29.5일을 약간 넘으므로 1년을 30일의 큰 달과 29일의 작은 달을 각각 여섯 달씩 넣으면 354일이 되는데, 삭망월에 12를 곱한 12삭망월보다 0.36707일이 짧아진다. 즉 1삭망월에 12를 곱한 29.530589×12이라는 값과 큰 달과 작은 달을 각각 6씩 곱한 값인 (30+29)×6을 빼면 0.36707이라는 값이 나온다. 이렇게 해도 나머지 0.36707일의 처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문제가 생긴다. 그래서 다음으로 사용된 태음태양력은 태양과 달을 모두 고려해 시간 차이를 극복하고자 했다.

태음태양력은 달의 차고 기울기를 주로 하면서 태양의 운행에 맞춰보려 한 역법이다. 이 역법은 달과 태양의 두 운행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므로 매우 복잡하지만, 고대의 여러 나라와 여러 민족이 이 역법을 채택하였다. 태음태양력은 큰 달(30일)과 작은 달(29일)을 조합하여 12개월 또는 13개월을 1년으로 하는데, 태음력과는 달리 윤년을 두어 실제 천체의 주기에 맞게 하고자 했다. 태음태양력에는 2년에 1번 치윤법이 사용돼 1년의 일수가 4가지이다. 평년에는 354일과 355일, 윤년에는 383일과 384일이다. 이후 오차를 줄이기 위해 19년에 7회 윤달을 두는 메톤법이 채용된다.

하지만 태음태양력은 역법 자체가 복잡하기 때문에 연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측정이 쉬운 태양력을 사용했다. 태양력의 기원은 이집트이다.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 강이 범람할 때 동쪽 하늘의 일정한 위치에 큰개자리의 별인 시리우스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BC 18세기경 이집트인들은 나일 강에서의 발견을 토대로 하여 1년을 365일로 하고 이것을 30일로 이루어진 12달과 연말에 5일을 더하는 달력을 만들었다. 이후 사람들은 시리우스와 태양의 관계를 좀 더 자세히 관측하여 1년이 365.25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태양력의 일종인 율리우스력에 채용돼 4년마다 1일을 더하는 윤년이 생겼고 1582년 다시 1년의 평균길이를 365.2425일로 하는 그레고리력에 인계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그레고리력에서는 4년마다 윤년을 택하되 100으로 나뉘는 해는 윤년으로 하지 않고 다시 400으로 나누었을 때 나뉘는 해는 윤년으로 하는 등 방식이 복잡하다. 달의 운동과는 관계없이 태양의 운행만을 기준으로 한 역법인 태양력은 태음력과 태음태양력과 비교하면 원리적으로는 간단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윤일을 몇 년에 몇 번 둘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없어 정확한 1년의 일수를 측정하기 어렵다. 논문 「태양력의 형성과 변천」에서는 태양력의 형성과 변천 1태양년의 일수의 소수분 0.2421949일이 쌓이고 쌓이면 윤일을 두어야 하는데 계산에 의하면 윤일의 수는 4년에 1일, 29년에 7일, 33년에 8일, 120년에 29일, 128년에 31일, 929년에 225일, 1057년에 256일 등으로 정확하게 나누어떨어지지 않는다. 우리가 양력(陽曆)이라고 쓰고 있는 현행의 그레고리력에서는 400년에 97회의 윤일을 두는 방법이 쓰이는데, 이것은 128년 법과 4년 법이 결합해 이루어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참고 : 논문 「태양력의 형성과 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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