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사극이 몰려온다
고구려 사극이 몰려온다
  • 소환욱 객원기자
  • 승인 2006.04.02
  • 호수 12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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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 적지만 퓨전사극의 창의성 보고
드라마 ‘연개소문’의 한 장면.
올 초 왕의 남자로 시작된 사극열기가 극장에서 안방으로 넘어 올 것으로 보인다. 방송3사가 본격적으로 사극 메뉴를 등장시키기 시작한 것 이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조선사 일변도에 그치던 사극이 얼마 전 인기리에 방영된 태조왕건과 신돈으로 인해 고려사까지 그 영역을 넓혀 갔다.

또한 해신과 얼마 전 종영한 서동요처럼 백제사와 신라후기 까지 그 영역을 확장시킨 사극이 올해는 고구려사가 그 뒤를 이을 예정이다.

방송가에서 지금까지 사극에 자주 등장했던 조선시대와 고려시대를 뛰어넘어서 우리민족 역사상 가장 주체적이고 역동적이었던 ‘고구려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사극들 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얼마 전 촬영을 시작한 ‘태왕사신기’이다. 10월부터 MBC에서 방영될 예정인 이 드라마는 한류스타인 배용준을 앞세워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가 호흡을 맞춘다.

일본 등 아시아 각지에서 주목을 받으며 전 세계 90여 개국에 배급을 목표로 한 블록버스터 급의 사극이다. 우리도 익히 잘 알고 있는 광개토대왕을 주인공으로 삼아 그의 일대기를 그릴 예정이다.

드라마 ‘삼한지-주몽편’의 한 장면.
MBC는 ‘삼한지-주몽편’을 5월 방영한다. 주몽 역에 해신에서 염장 역을 맡은 송일국이 출연하고 해모수 역으로 허준호가 캐스팅 되는 등 호화 캐스팅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삼한기는 주몽편 외에 백제와 신라의 건국까지 드라마 할 예정이어서 더욱더 관심을 끌고 있다.

SBS는 오늘 5월에 ‘연개소문’이 방송 예정이다. 고구려 말기 정치가이자 장군인 연개소문을 주인공으로 해 그를 조명한다는 취지이다. 100부작으로 기획해 의상비만 20억원 이상을 들이는 등 스케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KBS는 ‘대조영’을 8월쯤에 방영할 예정이다. TV드라마 사상 최초로 발해사 이야기를 다룰 대조영은 고구려사 막바지에 고구려인으로서 발해를 건국한 대조영을 새롭게 그려낼 계획이다. 특히 대조영은 고구려 멸망뒤 고구려 유민을 이끌고 고구려 정신을 이어받은 발해를 세웠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2006년 사극의 트랜드는 바로 고구려이다. 시조인 고주몽으로 시작해 전성기 시대의 광개토대왕을 거쳐 말기의 연개소문, 그리고 고구려 유민 출신의 대조영에 의해 건국된 해까지 고구려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루게 된다.

드라마 ‘삼한지-주몽편’의 한 장면.
이 같이 고구려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지난해 고구려사 왜곡 논란을 낳은 중국의 ‘동북공정’문제가 드라마에 강한 동기를 심어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역사 교과서 왜곡 문제와 더불어 동북공정 문제로 인한 한·중 갈등으로 인해 고구려는 중국의 역사가 아닌 우리 민족의 역사다 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개소문’에서의 첫 장면은 당나라의 침공을 막아낸 안시성싸움이 될 것으로 보여 고구려사는 중국 것이 아니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고구려사가 새롭게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창작의 용이성 때문이다. 현존하고 있는 삼국시대의 사료와 역사적 유물이 거의 존재하지 않고, 북한이나 중국에 대다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료를 바탕으로 한 역사적인 고증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

드라마의 기본 구도는 삼국사기 등의 현존하는 사료들로 하되 작가의 상상력을 충분히 발휘 할수 있기 때문에 사료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시대보다 창의성이 높아 질 수 있다.

이들 사극에서 주목할 점은 이전의 사극이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거나, 멜로나 개인사에 치우쳐 있던 반면, 올해 사극은 광대한 스케일의 전쟁사극, 남성 영웅 사극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고구려는 조선시대나 고려시대처럼 나라 안에서의 전쟁이 아니라 중국 등의 이웃나라와 당당히 맞서 싸우던 시대라는 점이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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