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제대와 대선
현빈 제대와 대선
  • 한광철<한국파렛트풀(주) 농산마케팅팀> 과장
  • 승인 2012.12.02
  • 호수 13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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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 “올 12월에 국민적인 중요한 일이 있는데, 알아 몰라?” / B: “대선.” /  A: “대선이 있나?” / B: “너는 나중에 뭐가 어쩌고저쩌고 하지 말고, 관심 좀 가져.” / A: “그건 그렇고, 우리 현빈이 12월에 제대한단 말이야. 현빈 입대하고 내가 얼마나 암울한 세월을 보냈는지 알아?”

#2. C: “투표했어? 어제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이겼다며.” / D: “한나라당 이름이 바뀌었을걸. 새한국당인가 뭔가로.” / C: “그래? 몰랐네!”

#1의 상황은 얼마 전 성황리에 종영한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한 장면이며, #2의 상황은 총선 직후 필자가 목격한 후배들의 대화이다.

트위터로 대표되는 SNS를 통해 젊은 층의 정치에 대한 무관심이 해소되고 있다는 시각이 있지만, 필자는 위 두 상황이 더 정확한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의 20대는 등록금과 청년실업, 30~40대는 집값과 육아 및 교육비 부담, 직장 불안 등 심각한 생존 문제에 직면해 있고, 정치에 참여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무력감과 정치에 대한 환멸로 인한 정치 무관심이 비단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대선 등 대한민국의 미래를 가늠할 중요한 선거나 사회적 이슈에 대해 무관심한 것은 크나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우스갯소리로 현빈의 제대 후 연예계 복귀가 국민에게 주는 행복이 더 크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대선은 최소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의 미래와 행복으로 직결되는 것이며 투표는 민주주의가 동원하는 가장 적극적인 참여 행위다.

유권자들의 투표율이 높을수록 선거 결과가 미치는 정치적 영향도 클 수밖에 없다. 구체적 수치로 표현된 민의의 집약을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음은 물론이다. 투표가 정치를 실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유력하고도 강력한 수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선거 참여는 선진사회를 지향하는 시민의 권리이자 도리라고도 할 수 있다. 그것은 스스로 존귀하게 여기고, 지킬 때 빛을 발하는 법이다. 행사되지 않은 권리는 보호받을 수도 없다. 저마다 자신의 한 표가 정치를 바꾸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투표에 나서야 하는 이유이다.

12월 달력에 현빈 제대일인 6일에 빨간 동그라미를 치는 것은 선택의 문제지만, 대선일인 19일에 빨간 동그라미를 치고, 빨간 투표도장을 찍는 것은 필수적인 행동임을 기억하자. 현빈의 제대일에 경호원도 배치된다는 기사가 있었지만, 투표일인 19일은 투표를 위해 국가가 임시 공휴일로 지정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비록 대학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었던 후보가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이것이 정치적 무관심과 투표라는 권리를 포기하는 행위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는 없다.

보수와 진보, 지역과 세대 간 갈등은 접어두고, 후보자들에 대한 냉정한 시각과 세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신중한 선택과 적극적 투표참여를 하는 한양인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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