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대상 한국어 독서 모임
유학생대상 한국어 독서 모임
  • 최영식<백남학술정보관> 사서
  • 승인 2012.11.25
  • 호수 137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가 어느 곳에 있는지 모르고 바쁜 일과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 근무하고 있는 백남학술정보관 자료실에서 한 외국인이 문학서적을 읽고 있는 모습을 봤다. 왠지 모르게 반가우면서 책은 모든 인류가 공유할 수 있는 좋은 매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책은 많은 사람으로 하여금 인생에 여유와 행복을 준다. 가을을 지나 겨울로 들어서는 요즘 책 한권을 옆구리에 끼고 캠퍼스를 거닐고 싶다.

캠퍼스를 오가다보면 10여 년 전과는 달리 많은 외국인들을 만날 수 있다. 국제화시대라는 말이 피부로 느껴질 만큼 다양한 외국인이 캠퍼스에 많다.

작년 이맘때 ERICA학술정보관에서는 외국인을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고 나는 어떤 서비스를 할 수 있을까 고민 속에 유학생을 대상으로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독서 모임’을 진행하게 됐다.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지만 연결된 학생들 중심으로 1~3차 기수까지 진행이 됐다.

그들의 한국어 실력을 고려해 단기간 내에 읽어 낼 수 있는 동화책 중심으로 진행했다. 물론 유학생들에게는 ‘치유적’ 책읽기도 중요하였지만 이 독서 모임은 읽기, 쓰기, 말하기, 듣기 등의 한국어 실력을 갖출 수 있는 기회였고 다양한 나라 유학생끼리 친구가 되는 사랑방 같은 장이 되기도 했다.

유학생들은 사실 갈 곳이 별로 없다. 기숙사 아니면 강의실 그리고 식당 정도다. 아직은 서툰 한국어 실력과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학교에서의 다양한 활동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학술정보관에서 진행한 독서모임은 유학생들에게 좋은 문화공간이 되었고 유학생활로 지쳐있는 마음에 활력을 불어넣고 재충전할 수 있는 만남이 됐다. 책을 읽고 더듬거리며 소감을 말하고 여러 질문에 대하여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말하며 조금 더 세밀한 표현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유학생활의 부적응으로 고민하던 한 유학생은 참여한 학생들과의 대화중에 문제를 해결 하기도 하였고 학술정보관을 자주 오가며 학업에 도움을 얻는 기회가 되기도 하였다. 소그룹이지만 현재 연세대 학생 중심으로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주 1회의 모임이지만 유학생들의 한국생활과 유학생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규모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이런 작은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독서모임’이 학술정보관 중심으로, 독서프로그램에 맞게 장서가 개발되고 선정된 도서중심으로 유학생 독서모임이 형성된다면, 한양대학교에 몸을 담고 있는 많은 유학생들이 학교에 정착하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얻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독서는 인류의 공통된 문화다. 유학생을 위한 한국어 독서문화를 개발하는 것은 유학생들에게 한양대의 이미지를 높이고, 캠퍼스를 거닐고 있는 유학생들에게 행복한 유학생활을 도울 수 있는 또 하나의 공간과 서비스가 될 것이다. 학제적 또는 단회적인 대규모 독서프로그램도 필요하지만 유학생들의 학교적응력을 높여주고 내면의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해소할 할 수 있는 자발적이고 즐거운 독서모임과 독서문화 개발이 필요하지 않을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