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만 끊이지 않던 의무기숙 제도, 이제 안녕
불만 끊이지 않던 의무기숙 제도, 이제 안녕
  • 박정우 기자, 박수빈 기자
  • 승인 2012.11.17
  • 호수 137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학교 측 “좋은 프로그램과 학교생활 적응의 요소는 살릴 것”
ERICA캠퍼스의 의무기숙 제도가 내년 폐지된다. 지난 2006년부터 시행됐던 의무기숙 제도는 1학년 신입생을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기숙사에 입사할 것 △의무기숙 프로그램을 이수할 것 등의 내용으로 진행돼왔다. 의무기숙 제도의 폐지로 인해 그간 발생했던 △기숙사 프로그램을 억지로 들어야 하는 문제 △재학생들에 배정되는 기숙사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불평등 문제 △통학이 가능한 상황에서도 기숙사 생활을 하게 되는 문제가 해결된다.

본지 1365호 「기숙사 의무제, 누구를 위한 선택인가」에서 학교는 의무기숙을 실시하게 된 이유에 대해 △공동체 생활 △인간관계 개선 △자아 발견 등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고 밝힌 바 있다. 학교는 좋은 의도로 시간적, 금전적 비용을 지불하면서까지 시작한 의무기숙 제도가 학생들의 반발로 폐지되는 것이 아쉽다는 입장이다. 김충환<창의인재원 행정팀> 팀장은 “다양한 강의와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노력 했지만 학생들이 많은 불만을 제기해 의무기숙을 폐지하게 됐다”고 말했다.

의무적으로 이수해야했던 기숙사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수업이 끝난 뒤 학생들은 저녁 시간에 시행되는 △멘토·멘티 프로그램 △외국어 프로그램 △팀 프로젝트 프로그램 등을 모두 이수하기 위해 주중 대부분의 시간을 기숙사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데 보내야했다. 이은주<국문대 문화인류학과 12> 양은 “스무 살이 되면 원하는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간섭당한 느낌이었다”며 “동시에 개인적으로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 김 팀장 또한 “학생들이 주중 시간의 대부분을 기숙사 프로그램을 이수하는 데 보내느라 동아리 활동도 못한다고 민원이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의무기숙의 대상이 1학년에만 한정돼 있어 재학생과 신입생의 형평성 또한 문제였다. 그간 창의인재원은 학부생에게 배정된 약 2천 200명의 기숙사 인원 중 약 1천 명을 의무기숙 인원으로 정하고, 나머지 약 1천 200명을 재학생들에게 배정해왔다. 결국 학년 당 기숙사 이용 비율이 1학년 전체 기숙사 이용 비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재학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프로그램과 형평성 문제뿐만 아니라 의무기숙 제도 자체에 대한 불만도 있었다. 김 팀장은 “통학이 가능한 학생들 대부분이 의무기숙에 반대했고 무료도 아니라서 모든 학생들이 입사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며 “학기 초만 되면 기숙사 입사는 개인의 자유인데 이를 왜 강제하느냐는 항의가 잦았다”고 전했다.

학교 측은 의무기숙은 폐지되지만 의무기숙 제도가 갖는 긍정적인 부분은 이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초·융합 교육원 관계자는 “학생들 사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던 프로그램은 교양 과목의 형태로 재편성할 것을 검토중”이라며 “또한 학교생활 적응을 돕는다는 의무기숙 제도의 목적을 살려 학과 교수와의 멘토·멘티 프로그램인 새내기 세미나를 기초 교양으로 편성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