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공약, ‘어떻게’가 없다
가벼운 공약, ‘어떻게’가 없다
  • 한대신문
  • 승인 2012.11.13
  • 호수 137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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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캠퍼스의 총학생회 및 총여학생회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그러나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의 이름만 바뀔 뿐 마치 가보처럼 같은 공약이 되풀이되고 있다.

총학은 매년 △등록금 동결 및 인하 △학생들과의 소통 △장학금 확충을, 총여는 △생리공결제도 △보건실 및 수면실 사용 시간 연장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학생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맞다. 하지만 선본들이 공약 실현을 위해 ‘구체적인 실천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작년 ERICA캠퍼스 선거에서 한 선본은 거의 50페이지 가까이 되는 공약집을 각 언론사에 전달했다. 모든 공약들의 목적, 추진 방향, 월별 계획까지 나와 있는 공약집의 허점을 잡아내느라 언론사들이 고생했던 것을 기억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ERICA캠퍼스 선본들이 언론사에 전달한 공약들은 앞뒤로 5장 안팎이다. 공약집엔 구체적인 계획과 실현 가능성, 월별 활동 방향 및 세부 계획, 외부와의 관계 등에 대한 고려 없이 ‘눈에 띄지 않는 불편함 개선’, ‘관심을 기울이겠다’, ‘새롭게 변신하는’과 같은 모호한 표현이 난무하다.

특히 총학은 리플렛에서 등록금, 장학금과 같이 시급한 문제에 대해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통해 등록금 인하 및 장학금 확충을 하겠다”고 말했고 총여 또한 “총학을 도와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할 뿐이다. 그들이 이뤄내야 하는 등록금 인하 및 장학금 확충은 당연한 것이다. 학생들이 진정 알길 원하는 것은 ‘어떻게’ 그 목표를 이룰 것인가다. 하지만 총학의 홍보물은 구체성이 부족해 그런 의문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태다.

공약은 각 선본들이 총학과 총여로서 학생들의 복지, 사회, 환경 등을 개선시켜 주겠다는 약속이다. 그들이 당선돼야 하는 정당성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언론사에 전달된 공약집만으로는 그들이 학생들과의 약속을 얼마나 ‘무겁게’ 여기는지 알 수가 없다. 특히나 ERICA캠퍼스는 단선으로 총학의 선거 당선이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다는 점 또한 우려스럽다.

학생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공약이 총학의 일방적인 선언이 아니라 총학과 학생 사이의 약속이란 점이다. 때문에 학생들 또한 선거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공약에 대한 검증과 실현 여부를 엄밀히 따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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