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 ‘구조조정’
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 ‘구조조정’
  • 이지훈 수습기자
  • 승인 2005.09.04
  • 호수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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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안 발표에 따라 전국의 각 대학들은 구조조정에 열중이다. 이에 한대 신문은 대학구조조정을 집중조명하는 연재기획 '대학사회의 뜨거운 감자, 구조조정을'을 준비했다.  <편집자주>        

연재순서     1. 교육부 대학 구조 개혁안 중간 점검
                2. 한양대학교 구조조정 개혁안 중간 점검
                3. 한양대학교 구조조정의 핵심 쟁점
                4. 대학 구조조정의 현실과 방향  

 

▶ 한양대학교 구조조정 내용

교육인적자원부의 대학구조조정개혁안이 발표된 이후 우리학교에서도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2001년부터 진행돼 오고 있는 HYU2010 사업의 연장선 에서 우리학교의 구조조정에도 탄력이 붙게 된 것이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대학이 개혁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도록 지원책과 불이익을 동시에 활용할 것”이라며 “대학의 정보를 공시하고 대학에 대한 엄정한 평가체제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우리학교 기획 관리팀 김시정 팀장은 “우리학교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재정적인 문제로 시행하지 못해 왔다”며 “정부안이 강제적인 측면이 있지만, 크게 문제 될 사항이 아니라고 본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우리학교의 구조조정 내용을 살펴보면 정원 10% 감축, 교수 증원, 서울·안산 배움터 중복투자 개선, 특수대학원 통폐합, 부족한 인프라 확보, 재원마련 방법의 다양화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 한양대학교 구조조정 득과 실

우리학교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원 10% 감축 문제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원 감축은 교수증원 계획과 함께 교수 1인당 학생 수를 줄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10%감축안이 실현되면 우리학교 정원은 현재 2만5천65명에서 2만2천5백60여명으로 줄어든다. 그러나 교육의 질이 일률적인 정원감축을 통해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학생 수가 적은 단과대학의 경우 존폐여부가 위협받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또 경영대의 경우 경쟁대학에 비해 학생수가 현저히 적음에도 불구하고 일률적인 정원감축으로 학과 경쟁력을 낮춘다며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원자주화 추진위원장 심현수<인문대·독문 01>는 “김영삼 정부 시절에 대학정원을 대폭 늘였는데, 10년도 되지 않아 이를 뒤엎는 교육정책의 무책임성을 보면 할 말을 잃는다”고 말했다. 또 인문대 학생회장 신정인<인문대·국문 02>은 “대학교 구조조정 내용이 교육개방 등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정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 된다”며, “총학생회 차원에서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교수증원계획 같은 경우 수치상으론 증가되고 있으나, 특수대학원 등의 교수를 일반대학의 교수로 임용하는 방법으로 교수를 증원하려는 계획도 엿보여 우려의 목소리를 자아내고 있다. 한편 학교측에서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발전에 필수적인 재원마련 방안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기획관리팀 김시정 팀장은 “학교가 부족한 인프라 등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하다”며 발전기금 모금을 다양화하고 확충해야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를 위해서 학교 측은 산학협동 등의 기업투자를 활발히 유치하는 것을 대안으로 보고 있다. 모든 단대에서 경쟁을 통해 연구 성과를 올리고 산학 협력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팀장은 기초과학이나 인문학 등의 기초학문 소외 현상에 대해서는 “경쟁에서 뒤쳐져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기초학문도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혁신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러한 학교 측의 입장은 대학원에도 반영된다. 수익성이 높은 3개 대학원을 집중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학과는 퇴출하는 특수대학원 통폐합 안이 그것이다. 이미 소규모의 지방자치대학원이 행정대학원에 흡수 통합됐다.


하지만 학교 측의 이런 방안에 대한 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이준훈<공대·원자력공학 99>은 “학교가 돈 되는 학문에만 투자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산학협력은 필요하지만, 그것이 대학을 학문의 공간이 아니라 산업일꾼 양성소로 변화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 된다”는 입장을 표했다.

▶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한 구조조정

우리학교도 구조조정의 바람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학교 구조조정에 있어 몇 가지 문제점은 반드시 짚어봐야 한다. 먼저 교육의 당사자인 학교와 학생이 괴리돼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대학개혁은 교육의 질 향상이라는 구조조정의 본래의 취지가 분명히 반영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에 따른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면밀히 검토하고 수정해서 본연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일률적 인원감축이 가져오는 부작용, 통폐합에 의해 나타나는 일부학과 소외현상, 기만적 교수증원 행위 등은 반드시 제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모쪼록 슬기롭게 구조조정을 추진해 교육 당사자 모두 소외되지 않고 함께 나아가는 한양이 돼야겠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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