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는사람: 수능이 두 달도 안 남은 효
창문 열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까 가을 바람이 들어오길래 벌써 올해도 반 넘게 지났구나 했다. 작년 수능이 끝나고 너랑 놀러다닐 생각하던게 까마득하게 생각되더라.
어제 간만에 만나서 한강물 보면서 (추위에 벌벌 떨면서) 이런저런 얘기한게 요즈음 공부 때문에 힘들어하는 너한테도, 학교 때문에 우울해진 나한테도 재충전하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 마치 우리가 고3때 지하철 두 정거장을 걸어가서 보던 6000처럼…. (설마 이걸 알아보는 사람은 없겠지) 너한테 만날 거지같은 편지만 쓰다가 신문에 실린다는 거 쓰니까 잘 못 쓰겠다.
조만간 수능기념 2차 멘붕의 편지 써줄게. 비록 넌 날 배신하는 수시를 썼지만 이 언니가 너그럽게 이해해주도록 할게. 아직 2차도 남았으니까…. 아닌가? 어쨌든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공부하지는 마.
수능 볼 힘과 논술 쓸 힘은 남겨두렴. 내가 수학은 뭐라 도와줄 수가 없지만 언어랑 외국어는 우리의 수련생활이 크게 도움이 될 것이야. 사탐이야 뭐 네가 더 잘 할테고. 그럼 난 이만 다시 운동을 하러 갈게. 귀여운 효디니에게도 안부전해줘. 이제 너 수능 끝날 때 까진 못 만나겠네. 그때까지 열심히 충전해와라. 안녕
보내는 사람: 미의 여신
받는 사람: 언제나 응원하는 정민이에게
우리 고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방 쓰면서 즐거운 추억도 많이 쌓았었는데^^ 몰래 라면 먹고 해지한테 집요정이라고 놀리고 세영이랑 뒹굴뒹굴하고, 아침 괜히 빨리 나가는 경쟁 붙어서 먼저 샤워하려고 점호 끝나고 뛰어오고.
시험기간엔 같이 밤을 새기도 하고. 너 춤추는 것도 보러 가고 말이야. 참 많은 일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 꿈만 같구나. 수능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올해 입학시험을 보러 오다니. 꼭 합격해서 같이 교양수업도 듣고 노천에서 중국음식도 시켜먹고 공강 때 만나서 수다도 떨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본 너는 힘들텐데도 좋아하는 걸 한다고 얼굴이 밝아 보였어. 하얗고 둥실둥실한 얼굴 봐서 나한테도 힘이 됐다. 무심한 친구라도 친구랍시고 반겨줘서 고마웠어.
2차 시험 때는 밥 굶고 와! 왕십리에서 맛있는거 사줄게^^ 항상 응원하고 있어. 쩡미니 사랑해!ㅋㅋ
보내는 사람: 김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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