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 노래, 춤, 세 박자가 만나면
주제, 노래, 춤, 세 박자가 만나면
  • 윤정현<카페 플래시몹> 회원
  • 승인 2012.09.22
  • 호수 13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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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즐거움이 현실로 실현되기까지, 윤정현<카페 플래시몹> 회원의 기고
플래시몹을 기획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노래를 고르는 것입니다. 주제는 카페 운영자 분이 공지하시기도 하고 카페 회원들이 의견을 공유해 선정하기도 합니다. 주제가 선정되면 플래시몹을 주도할 주최자를 뽑습니다. 주최자는 처음 아이디어를 꺼낸 사람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최자는 노래를 선정하고 안무를 짜는 역할을 합니다.

주제가 선정됐다면 이제 주제에 맞는 노래를 고릅니다. 곡을 고를 때에는 노래의 분위기와 가사의 의미가 플래시몹 주제와 잘 맞는지를 고려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미국 진출을 기념하는 플래시몹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합시다. 그렇다면 당연히 노래는 「강남스타일」이 되겠지요. 예전에 제가 위안부 플래시몹을 공동 주최했을 때는 플래시몹 주제가 민감한 사항인 만큼 노래를 선정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고민 끝에 우리 모두가 할머니들에게 밝은 촛불 하나씩이 되자는 의미에서 god의 「촛불하나」라는 곡을 골랐습니다.

이렇게 주제와 노래가 결정되면 주최자가 안무를 준비하겠지요. 플래시몹 안무를 짜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어렵고 멋있는 춤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기억하기 쉽고 따라 추기 쉬운 춤이냐”입니다.

주제, 노래, 춤, 이 세 박자가 모두 갖춰지면 각종 SNS 매체를 활용해 본격적으로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공지사항을 전달하기 시작합니다. 연습은 SNS 매체를 이용해 글이나 말로 전달하기도 하지만 몸으로 직접 보여주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해 종종 길거리에서 연습을 하기도 합니다. 연습 장소는 눈길을 끌기 위해 홍대, 명동, 광화문 등과 같이 사람들이 많은 곳을 활용합니다.

그리고 당일에 참가자들이 약속 장소에 조금 일찍 모입니다. 플래시몹을 진행하기 전에 한 번쯤 리허설을 꼭 해보기 때문입니다. 리허설을 굳이 해야 하느냐는 말도 있긴 하지만 본래  플래시몹의 주체가 불특정 다수인 만큼 지켜보는 시민들의 참여를 조금이라도 더 끌어내기 위해서입니다.

리허설이 끝나고 음악이 흘러나오면 군중 속에 흩어져 있던 참가자들 중 일부가 박자에 맞춰 해당 구역으로 들어옵니다. 동작을 몇 번 반복하고 다시 박자에 맞춰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이 패턴을 몇 번 반복하다보면 어느새 모든 참가자들이 다함께 모여 춤을 추고 있게 됩니다.

음악이 끝나면 아무 일 없다는 듯 군중 속으로 흩어지는 것이 마지막 임무입니다. 참가자들은 전문적인 댄서가 아니기 때문에 춤도 서툴고 실수도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모여 춤을 추니 우스워 보일 수도 있겠지만 플래시몹은 열심히 즐기는 것 외에 다른 어떤 조건도 필요 없습니다. 쑥스러움은 내던지고 플래시몹에 열중하다보면 어느새 사람들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같이 따라해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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