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의 학생들, 김종흡 강사의 강의 들으러 갔지만…
77%의 학생들, 김종흡 강사의 강의 들으러 갔지만…
  • 이희진 기자
  • 승인 2012.09.22
  • 호수 137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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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심사한 수업 계획과 실제 강의가 달라 내린 결정”, 김 강사 “생물학적으로 기본이 되는 부분은 같을 수밖에”, 학생 측 “학교 측의 일방적인 태도, 소통 부재가 문제”
ERICA캠퍼스 교양 과목 「인간 섹슈얼리티」가 처음 강의계획서에 등록됐던 김종흡 전 강사에서 채영규<과기대 분자생명과학부> 교수로 강의자가 교체돼 논란에 휩싸였다. 「인간 섹슈얼리티」를 신청한 학생 A는 “강사가 교체된다는 이야기를 하자 웅성거림이 멈추지 않았다”며 “일부 학생들은 손을 들고 채 교수에게 항의하는 등의 모습을 보였다”며 그때 상황을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간 섹슈얼리티」 과목 강사 교체에 대한 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설문에 응한 69명의 학생 중 53명(76.9%)이 “김 강사의 강의를 듣기 위해 이 강의를 신청했다”고 답했다. 더욱이 설문에 답한 학생 중 64명(92.8%)이 “김 강사에서 다른 교수로 교체될 것을 예상했다면 수업을 신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해 강사 교체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였다.

교양 과목 개설은 여러 단계의 과정을 거쳐 이뤄진다. 예를 들어 성과 관련된 과목을 개설하고 싶다는 ‘신규 교과목 개설 신청서’가 기초융합교육원으로 접수되면 ‘교양융합심의위원회’에서 강의 내용의 적절성 등 과목 자체를 심사한다. 과목 개설이 심의에서 통과된다면 그 과목에 적합한 강사를 선정하는 부분은 개설을 신청한 학부의 소관이다.

그러나 학교 측은 「인간 섹슈얼리티」 수업이 기초융합교육원에서 심사한 것과는 다른 내용으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기초융합교육원 관계자는 “이 사실을 알고 무척 당혹스러웠다”며 “폐강도 고려했으나 학생들이 피해를 당할까 걱정돼 강사 교체라는 차선책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강사는 “앞 내용은 생물학적 부분으로 내용이 일치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이점으로 인해 이전 「성의 이해」와 같은 수업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이견이 제기돼 강사가 교체된 것 같다”고 했다.

학교 측의 이런 선택에 학생들이 불만을 느낀 부분은 ‘소통의 부재’였다. 설문에 응한 학생 중 44명(63.8%)이 “강사 교체는 있을 수 있으나 학교 측의 일방적인 태도, 학생들과의 소통 부재가 문제였다”고 했다.김 강사도 이에 대해 “우리학교의 강의와 관련한 문제는 먼저 청문회를 열어 내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며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안타까운 심정이다”고 답했다.

강사 교체에 대한 기초융합교육원의 후속 조치는 다른 강의로 교체를 원하는 학생이 있을 시 공석이 있는 강의에 한해 수강 신청을 변경해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53명(79.1%)의 학생이 “다른 강의와 시간이 겹쳐 교체할 수 있는 강의가 없다”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C는 “강의 내용이 마음에 들어 신청해 다른 수업을 신청할 마음도 없었다”고 했다. 또 수업을 바꾼 학생 D는 “강의 변경 후 기초융합원에 2주간 진행된 수업 출석 처리에 대해 묻자 ‘학생이 교수님께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기초융합교육원도 학생들의 입장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기초융합교육원 관계자는 “의견 수렴을 통해 학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기로 채 교수님과 조율했다고 들었다”며 “또 강의를 변경한 학생 중 공문이 필요하다면 후속 조치를 취할 의사가 충분히 있으니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덧붙여 “학생들이 원하는 강의가 있다면 공식적인 심사를 거쳐 강의를 수정하고 개선할 의지가 있다”며 “소통이 안 된 부분도 절차를 통해 학생들과 충분히 논의해 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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