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식습관에 적신호, 당신의 몸은 안녕하십니까?
대학생 식습관에 적신호, 당신의 몸은 안녕하십니까?
  • 박정우 기자
  • 승인 2012.09.22
  • 호수 137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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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 불균형한 학생, 학내·외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학생 A는 자취를 한다. 부모님과 떨어져 살면서 아침은 거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점심이나 저녁은 학생식당이나 편의점 음식들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그는 ‘당장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살도 빠지니까 괜찮아’라고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배가 너무 아파 병원을 찾은 A는 ‘대장에 문제가 있어 변비에 걸렸다’는 말을 듣는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필수 영양소란 무엇인가
필수 영양소란 성장 및 건강 유지와 같은 생리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 데 필요한 영양소를 말한다. 그러나 우리 몸은 영양소를 스스로 합성하지 못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이들을 공급해야 한다. 5대 필수 영양소로는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지방, 탄수화물이 있다.

각각의 영양소는 저마다 다른 역할을 하는데 그 중 단백질은 근육의 주성분으로 지방과 탄수화물과 함께 에너지원으로 쓰인다. 무기질은 신체의 균형을 조절하고, 비타민은 신진대사 조절과 단백질 합성에 관여한다. 학생 A는 무기질과 탄수화물을 적게 섭취해 대장의 활동이 약해졌던 것이다. 이처럼 균형 잡힌 영양의 공급은 우리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대학생 영양의 실태와 그 원인은
현재 20대 대학생의 영양 불균형은 매우 심각한 상태다. 보건복지부의 ‘2011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20대의 10명 중 7명이 우유와 야채 등에 주로 포함된 칼슘 섭취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면과 같은 찌개류에 많이 포함된 나트륨은 일일 권장량의 300% 이상을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영양 불균형의 원인으로는 △필수 영양소의 개념과 그 중요성을 모르는 점 △알고 있더라도 제대로 공급받고 있는지 스스로 파악하기 어려운 점 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학생 B는 “필수 영양소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모른다”며 “신경 쓸 일이 많아 영양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말했다. 또 홍성천<공대 기계공학부 12> 군은 “아침은 집에서 해결하기 때문에 그나마 균형 잡힌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며 “점심과 저녁은 학교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대로 된 영양 공급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라고 했다.

필수 영양소의 존재와 그 중요성을 알고 있는 학생들도 △금전적 문제 △다이어트 △바쁜 생활 패턴 등의 이유로 고르게 영양을 섭취하지 않는다. 박용순<생활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심지어 식품영양학과 학생들도 균형있게 영양을 섭취하는 경우가 드물다”며 “영양 공급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어도 하나하나 따져가며 식사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어려워한다”고 전했다.

영양 불균형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 △잦은 외식과 음주 등이 있다. 차승미<성동구 보건소> 직원은 “20대 성인의 40.3%가 아침 식사를 거른다”며 “아침 식사를 거르게 되면 영양소 섭취의 기회가 더욱 적어지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의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전했다. 또 “대학생이 자주 먹는 햄버거 세트와 술은 모두 열량이 높은 식품들”이라며 “이들을 자주 섭취하다 보면 특정 영양소만 과잉 섭취되고 열량이 체내에 축적되는 문제가 발생해 우리 몸의 전체적인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있을까
영양사 협회는 ‘영양의 날’을 지정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영양 교육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영양의 날’ 행사는 서구화된 식습관에 길들여진 국민의 영양 과잉과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칼로리 바로 알기 △채소·과일 섭취 △아침 식사하기 △나트륨 줄이기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국민건강통계 자료를 통해 20대 성인의 영양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매년 분석해왔다. 그러나 대학생만을 위한 전국 단위의 영양 관리 프로그램은 전무한 실정이다. 이는 국가 단위에서 시행하는 영양 프로그램 기획의 대부분이 주로 영·유아 및 장년층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 사회 차원에서 보건소와 연계해 대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영양 프로그램은 존재한다. 성동 보건소는 우리학교와 한양여대에 ‘싱겁게 먹기 체험관’을 운영하고 학생들의 영양 실태를 조사하는 등 영양에 관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보건진료소 차원에서 영양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 △식품영양과 관련한 교양을 개설하는 것 등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교양과목의 참여는 어느 정도 일정하지만 캠페인의 경우는 강제성이 없어 학생들의 참여가 미흡하다. 이에 박 교수는 “미국의 경우 우리나라와 달리 필수적으로 영양 관련 수업을 수강해야 하는데 이런 점은 배울만하다”고 전했다.

학생 차원에서 시행되는 프로그램도 있다. 중앙대는 커뮤니티에서 과일 공동구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재작년 우리학교 국어국문학과 학생회는 자취생들에게 과일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렇게 지역 및 학교, 학생 사회 단위의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지만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전제될 때 비로소 실효성이 생긴다. 박 교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영양 관련 수업이 있어도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참여하지 않으면 영양 불균형의 근본적인 해결은 어렵다”고 말했다. 또 “최근 영양 공급을 고려하지 않은 원푸드 다이어트(One-food diet)를 시도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하며 “식사량을 급격히 줄이면 살과 근육이 모두 빠지는데, 식사량을 다시 늘리면 살만 찌기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고 균형 잡힌 식사와 운동을 병행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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