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폐막식을 기억하는가. 그곳에서 울려 퍼진 소리는 바로 중국의 해금이라 불리는 ‘얼후’의 소리다. 얼후는 중국의 현악기 역사에서 무려 1천 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오래된 악기 중 하나다. 악기제조법이 발달함에 따라 얼후는 다양한 변화를 거쳤다. 사실 얼후의 기본 형태는 송나라의 해금이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연주되는 해금의 외형은 옛 것 그대로 유지돼온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얼후는 청나라 말기부터 오랜 시간동안 주로 희곡과 곡예 공연의 반주용으로 사용됐다. 그만큼 대중들에겐 친숙한 악기였다. 20세기 후부터 얼후는 크게 발전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얼후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인물인 유천화는 얼후의 악보를 개선하고 교재를 만드는 등의 혁신적인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얼후는 독주 악기로 사용되기 시작했고 이후 전통 악기 중 제법 높은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
그렇다면 얼후와 해금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사실 얼후와 해금은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다. 얼후의 몸통(공명통)은 해금과 마찬가지로 지름 9∼10cm의 크기이며 대나무 또는 단단한 나무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얼후의 몸통은 해금의 몸통 모양인 둥근 것 외에도 6각ㆍ8각으로 된 다양한 모양이 있다. 해금이 그 원형을 그대로 보존해온데 반해 얼후는 해금을 꾸준히 개량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또 해금의 줄은 명주실을 꼬아 만든 것을 사용하지만 얼후는 쇠로 된 줄을 사용한다. 이를 말꼬리로 만든 활대로 마찰해 소리를 내는 것이다. 해금은 말꼬리로 만든 활을 안 줄과 바깥 줄 사이에 넣고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반면 얼후는 활을 그 줄 사이에 끼워 왼손 엄지손가락으로 자루를 쥐고 검지ㆍ중지ㆍ약지로 현을 누르며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참고: 논문 「해금과 얼후의 학습체계에 관한 비교연구」, 도서 「소리의 늪」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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