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Healing; 치유)독서: 치유적 책 읽기
힐링(Healing; 치유)독서: 치유적 책 읽기
  • 최영식<백남학술정보관 정보지원팀> 계장
  • 승인 2012.09.03
  • 호수 136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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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TV의 힐링캠프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딱히 상처 많은 사람을 힐링하는 것이라기보다는 한 사람의 인생 속에 묻어 있는 삶을 스토리텔링 과정을 통해 해소하고 격려, 지지받는 힐링적 과정 때문이다.

서울캠퍼스로 발령받아 오기 전 ERICA캠퍼스 학술정보관에서 1년간 진행한 『독서치료(Biblio Therapy)』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힐링캠프와 같은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독서치료 학회에서는 치료(Therapy)와 치유(Healing)를 혼용해서 같은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1년간 국내 학생 5기수와 외국인 3기수, 그리고 러시아 독립국가 연합에서 한국어 연수과정에 있는 고려인 교사들과도 독서치료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학술정보관은 사서 업무의 특성상 대학생들에게 여러 정보를 안내하고 제공할 기회가 많다. 그 속에서 대학생들은 적지 않은 고민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20대 초반을 지나는 성인 초기이자 청소년 후기라는 독특한 상황을 지나고 있지만, 아직 정립되지 않은 자아정체성 때문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로 갈등하고 있다.

치열한 입시제도로 사춘기마저 유보된 채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은 때늦은 사춘기를 맞기도 하고 출산율 저하로 홀로 자란 대학생들은 대부분 대인 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다. 그 속에서 사서로서 어떤 책을 제공해주고 어떻게 읽힐까 고민하다가 학술정보관의 환경적인 지원 속에서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게 되었다.

1년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학술정보관에 소장된 자가 치유서 중심으로, 15명 정도 소그룹 형태로 10주간의 『독서로 떠나는 마음여행』을 진행하게 되었다. 상담전문가나 의료 관련자들이 해결해야 할 병리적인 임상문제가 아닌 정서적 문제인 발달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기대 이상으로 참여자들은 상한 감정과 낮은 자존감 같은 아픔을 책을 통해 해답을 얻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대부분 학생의 반응은 따뜻했고 많은 치유적 상황을 직면하였으며 자존감 향상에 도움이 되었고, 회복되었다고 말하였다. 교육 전후에 실시하는 자존감 검사측정 값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뚜렷하지 않았던 성향으로 인해 혼란을 겪던 학생들의 성향이 뚜렷해지는 결과를 보게 되었고 독서치료가 개인의 자존감 향상에 유의미함을 보게 되었다.

독서치료는 책 읽기, 쓰기, 듣기, 말하기 등의 체험적 상호소통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catharsis)와 동일화(identification), 통찰(insight) 등 독서의 힘을 활용하는 독서프로그램이다. 책은 깊은 산 속의 산삼이나 약초같이 사람을 건강하게 한다.

길 모르는 이들에게는 길도 알려준다. 책 한 권이 사서의 참고서비스 활동을 통해 이용자와 만나게 하고, 진행과정 속에 참가자들은 독서의 치유적 힘을 맛보게 되었다. 초등학교에는 소양을 위한 독서와 중고생들에게는 입시 위주의 정보획득을 위한 학습독서가 있다면, 대학에는 책을 통하여 자신을 발견하고 치유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치유적 책 읽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이런 치유적 책 읽기를 통하여 많은 대학생이 자아정체감을 확립하고 더 큰 자존감을 얻어 흔들리지 않고 만족스럽고 행복한 대학생활을 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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