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 속에 ‘여유’를 그려 넣어 줘
바쁜 일상 속에 ‘여유’를 그려 넣어 줘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2.05.15
  • 호수 13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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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게만 느껴지던 미술 가까이 해 보기

대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꿈의 전부이던 학창시절, 무릇 대학생이 되면 공연도 보러 다니고 미술 전시회도 가고 여행도 많이 다니리라 다짐했다. 하지만 막상 대학생이 되고 나면 과제, 술자리, 아르바이트, 취업 공부, 시험 등으로도 벅차 문화생활을 하기엔 여유가 없다. 잠시나마 시간을 내 미술 작품을 감상하거나 직접 만들어보며 현실의 짐들을 내려 보는 건 어떨까.

미술, 내면의 품위를 높여주다
영화 감상이나 공연 관람은 학생들이 비교적 쉽게 찾는 문화생활이다. 그에 비해 미술 전시회는 공연 예술분야보다 망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 논문 「서울시 대학생의 소비가치 유형과 예술상품 소비」에서 서울시내 대학생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극이나 뮤지컬을 관람할 기회가 주어졌을 때 관람할 의향이 있다는 학생의 비율이 80.5%인데 반해 미술 전시회를 관람할 의향이 있다는 학생은 65.6%였다.

또 미술작가 문종선 씨는 “수많은 갤러리들이 전시회를 하고 있지만 미술을 즐기는 사람들은 미술계 종사자이거나 대학의 미술 전공자들이 대부분인 것이 안타깝다”며 “미술이 고급문화라거나 상위문화란 인식을 넘어서서 대중적인 문화로 향유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아님에도 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직접 체험해보려 미술 전공 수업을 수강할 정도다. 정성문<경영대 경영학과 06> 군은 “평소에 미술에 관심이 많아 전시회도 찾곤 했다”며 “관심을 확장해 직접 만들며 미술을 배우니 기분 전환에도 좋다”고 말했다.

또 김소미<인문대 영어영문학과 10> 양은 “평소 미술에 큰 관심이 없었지만 수업을 들으며 미술이 좋아졌다”며 “수업 중 작품을 직접 만드니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미술 감상은 창의성이나 예술성 함양에 많은 도움이 된다. 곽건<공대 건축학부 11> 군은 “과제 때문이 아니더라도 평소 취미로 미술 전시회를 자주 보러 다니는 편”이라며 “작품을 통해 새롭거나 개성적인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어 학과 공부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에 이부연<사범대 응용미술학과> 교수는 “미술 감상을 통해 사물을 포괄적으로 볼 수 있게 되고, 창의성도 발전하게 될 것”이라며 “학과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미술 감상 및 창작을 통해 창의성과 예술성을 함양시키는 것도 자기 계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학교 박물관에서는 학생들의 예술 체험을 위해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다. 이 교수는 “얼마 전 박물관에서 ‘홍콩·한국 도예전’을 했었는데 많은 학생들이 관람하고 갔다”며 “미술 전시회를 찾아 멀리 가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우리학교 박물관을 활용해서라도 잠깐의 여유를 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아마추어 학생들의 미술 전시회, 아시아프
최근에는 아마추어 학생 미술작가들이 제작한 작품을 전시하는 아마추어 전시회도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프(아시아 대학생·청년작가 미술축제)’가 그 예다. ‘아시아프’는 젊은 작가들에게 관람객과 미술계 인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한 전시회다. 순수 비영리 행사로서 작가와 관람객, 미술 관련 업계 종사자가 만나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 행사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선미<아시아프 사무국 홍보마케팅팀> 담당자는 “출품자들의 대부분이 대학생”이라며 “학생작가들에게 비전을 심어줌과 동시에 작품 판매를 통해 수익을 지원하기 위한 장학적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술업계 종사자들이 가능성 있는 작가들을 선별해 따로 전시회를 가지기도 한다”며 “창의성과 신선함을 중점적으로 보기에 참신한 작품들이 많다”고 전했다.

차현욱<경북대 한국화전공 06> 군은 작품 ‘그려서 새긴 이야기 1과 3’으로 ‘2011 아시아프 프라이즈’ 본상을 수상했다. 차 군은 작품을 통해 자연 속에 있는 사람의 흔적을 표현하려 했다고 한다. 차 군은 “많은 관객들 앞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처음이었다”며 “많은 젊은 작가들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예비 작가로서 보고 배울 것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한 사람만 미술을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미술을 전공하지 않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가까운 갤러리의 문부터 두드려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러나 개성 있는 작품만이 전시되는 것은 아니다. 트렌드를 따라 모방하는 작품들도 많아 아쉬움이 남기도 하다. 문 작가는 “작년 아시아프에서 유행을 따르는 경향이 많았는데, 상업성보단 개성을 추구하는 출품작들이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오는 5월 중 서울캠퍼스와 ERICA캠퍼스 부근에서 전시되는 미술전으로는 △경기도미술관의 ‘길 떠난 예술가 이야기’ △서울시립미술관의 ‘SeMA 청년2012 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의 ‘광화문국제아트페스티벌’ △안산문화예술의전당의 ‘안산국제아트페어’ △포스코미술관의 ‘현대미술사용설명서 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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