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시인 빔 벤더스, 음악을 담다
길 위의 시인 빔 벤더스, 음악을 담다
  • 강지우 수습기자
  • 승인 2012.05.13
  • 호수 136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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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만이 아닌 음악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영화 감독

세계적으로 주목 받는 영화 감독 빔 벤더스는 작품을 통해 음악과 소통하는 감독이다. 빔 벤더스 감독은 이동에 따라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로드무비’로도 유명하지만 ‘음악영화’의 대가이기도 하다. 빔 벤더스의 영화에서 나타나는 음악적 소통은 어떤 모습일까.

빔 벤더스는 2차대전이 종식되던 해에 독일에서 태어났다. 미국이 승전하자 자연스레 미국 대중문화가 독일에 전파됐고 로큰롤과 할리우드 영화가 독일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는 “로큰롤은 내 삶을 구원했다”고 할 정도로 팝과 록에 빠지게 됐다. 그의 작품에는 로큰롤부터 시작해 다양한 ‘대중음악’이 녹아 있다.

빔 벤더스는 영화 「텐 미니츠-트럼펫」의 ‘트로나로 가는 12마일’이란 에피소드에서도 음악을 통해 소통하려 했다. 이 영화는 약물 과용으로 병원에 가야하는 남자 주인공이 트로나로 가는 동안의 고통스러운 여정을 다룬 작품으로, 트럼펫 재즈 음악이 담긴 한편의 뮤직비디오처럼 표현됐다.

빔 벤더스는 내리쬐는 뜨거운 태양에 일그러진 길의 모습, 점점 흐려져 가는 눈 앞의 상황 등 죽음을 거부하려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감각적 이미지와 몽환적인 음악으로 나타냈다.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음악 자체를 소재로 한 영화다. 음악을 통해 사람들 간에, 혹은 스스로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보여준다. 음악가들 간의 교감도 나타나며 나이가 지긋해진 음악가가 지난날 화려했던 자신들의 삶과 소통하기도 한다.

영화에는 연륜있는 음악가들의 노래하는 표정, 건반위에서 춤추는 손, 그리고 기타 줄을 튕기는 손끝이 보여진다. 여기에는 빔 벤더스가 젊은 세대에게 꿈에 대한 열정과 성취가 얼마나 값진지에 대해 말하는 인생의 진리도 담겨 있다.

빔 벤더스의 ‘음악영화’에는 그의 동료인 음반 프로듀서 라이 쿠더와 그룹 ‘U2’의 보컬 보노의 협조도 한 몫 했다. 기타리스트 겸 제 3세계 음악의 거장인 라이 쿠더는 영화 「파리, 텍사스」, 「폭력의 끝」에서 음악을 담당했고 영화「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에서는 쿠바 음악가들을 재조명하는 데도 동참했다. 보노는 영화「밀리언 달러 호텔」 제작을 제의했고 각본에도 참여해 영화와 음악을 매개하는 것을 도왔다.

빔 벤더스는 동료 뮤지션들과 음악적 정신을 공유하면서 자신이 관심 있는 음악을 필름에 담아 주인공, 관객 그리고 자기 자신과 공감하려 했다. 음악을 통한 ‘소통’에서 나아가 인간들 간의 ‘관계의 회복’을 지향하는 것이다.

빔 벤더스 감독은 그의 인생에서의 음악을 이렇게 얘기했다.

“길과 음악은 내 인생의 두 가지 열정입니다. …(중략)… 음악은 사람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평화로운 경험이니까요.”

참고 : 도서  「세계영화작가론 1」, 논문  「빔 벤더스 감독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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