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성인가 작품성인가?
대중성인가 작품성인가?
  • 이지혜 수습기자
  • 승인 2006.03.12
  • 호수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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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제 차별적 전략으로 대중성 확보해야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11주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우리나라 국제영화제도 10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지역사회의 가장 큰 이벤트로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한 관객과의 소통이다. 이는 관객의 관심을 잘 겨냥한 프로그래밍에 힘입은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프로그램의 특징은 아시아 중심의 예술 영화 발굴, 부천영화제는 판타스틱 영화의 보급, 전주영화제는 대안영화를 주제로 각기 특색 있는 프로그램을 기치로 관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각 지역에서 유치되고 있는 국제영화제가 모두 성공한 것은 아니며, 지자체와의 불화와 관객의 외면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영화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디지털과 독립영화 중심의 ‘대안영화제’를 추구한 전주국제영화제는 관객 참여가 적고 영화 마니아만이 즐기는 행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05년에 열린 제 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중성이 떨어지는 ‘영화보다 낯선’ 섹션 상영작을 줄이고 더 많은 일반관객과 호흡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feast>를 추가하는 등 대중성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보였다.

또한 판타스틱 영화의 비판적이며 대안적인 가치를 지향하며, 비주류 문화를 옹호 한다던 부천판타스틱영화제는 지난 2005년 “시민과 유리된 일부 마니아를 위한 영화제로 전락했다”는 이유로 부천시가 영화제의 집행 위원장 김홍준 감독을 해촉 했고 패밀리 섹션 등 일반 관객을 고려한 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영화제의 성공을 대중성으로 보는 비판론에 대해 반대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국독립영화협회의 한 관계자는 “영화제에서 대중성을 따지는 일은 번지수를 잘못 찾은 비판이다”며 “영화제는 일반시장과는 다르기 때문에 비주류 영화의 시장성 확보, 관객의 영화에 대한 의미 각인에 대한 마케팅이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에 대중성보다는 작품성을 고려한 영화 선정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아시아에서 가장 성공한 영화제로 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도 대중적인 프로그램으로 관객몰이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영화제는 문화적 가치가 높은 영화들을 상영함으로써 관객에게는 소비가 아닌 성찰과 사유의 체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6백억 원을 상회하는 경제적인 효과를 낳은 것으로 추산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래머들은 상업성이 아닌 작품성 위주로 상영작을 선정하고 있다. 특히 이제까지 소개되지 못했던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선정하여 아시아나 제3세계 영화의 새로운 발굴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결국 영화제의 성공은 차별적인 전략과 작품성으로 성공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이다.

아시아의 대표적인 영화교류의 장 부산국제영화제에 몰려든 인파. <사진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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