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숙사 의무식 꼭 ‘의무’입니까
기숙사 의무식 꼭 ‘의무’입니까
  • 이희진 기자
  • 승인 2012.04.07
  • 호수 136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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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질, 이월 문제는 뜨거운 감자, “학생 의견 최대한 반영하도록 할 것”

국문대 기숙사생 A는 밥을 먹기 위해 기숙사로 돌아가는 중이다. 하루에 두 번씩 ‘의무식’으로 지정돼 있는 식사 때문에 점심, 저녁 약속을 잡기가 모호해 오늘도 기숙사로 가는 길을 오른다. 공강시간 한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려 하지만 국문대부터 기숙사까지 가는 거리와 시간이 만만치 않다. 학교 밖에서 식사를 해결하기엔 비용 문제가 발걸음을 붙잡는다. 기숙사에서 식사를 해결하지만 금방 출출해진 배로 야식을 시켜먹는 비용이 더 비싸다는 생각에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의무식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은 A뿐만이 아니다. 기숙사비에 포함된 식사비 때문에 학생들은 한 달에 약 30번씩 정해진 의무식을 먹어야만 한다. 하지만 △식사의 질적 문제 △남은 의무식 사용권이 이월되지 않는 점 △하루 두 번으로 정해진 의무식의 부담감 때문에 소통한대·발전한대 게시판에 의무식 문제가 제기됐다.

학생들이 기숙사 음식에 가장 크게 반발한 점은 ‘질’ 문제였다. 게시판에 글을 올린 ‘크리크’라는 닉네임의 학생은 “기숙사에 사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집이 멀기 때문에 대부분의 식사를 기숙사에서 해결해야 하지만 매번 불만족스러운 식단이 반복된다”며 “하지만 기숙사와 다른 음식점이 너무 멀어서 매번 외부에서 음식을 사먹는 것도 부담스럽다”고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지난 달 식권 중 몇 개가 남든 이 개수가 이월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식권은 전산화 처리돼 학생증에 탑재돼 있고 한 달마다 카드에 할당된 개수가 갱신된다. 학생들이 기숙사에서 식사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사용되지 않은 식비는 음식을 제공하는 기업의 이익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 이익이 ‘음식의 질 상승’과 연결되진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B는 “학교에서 제공되는 음식에 성인들이 섭취해야 하는 권장 칼로리가 들어있는지 의심스럽다”며 “또 ‘식사’를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인데 아침에 빵과 잼과 같은 대체 음식이 나오는 점 또한 매우 불만이다”고 말했다.

이에 학교 측은 “식사 점검을 위해 1주일에 한 번 시식을 하고 있다”며 “이번 문제를 계기로 신세계푸드, 기숙사 학생 대표인 학생자치회, 행정팀이 모여 논의할 것이니 학생들의 의견을 말해달라”고 답변했다.

의무식과 관련한 학교 측의 긍정적인 응답에 대해 학생들은 적극적으로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아이디 ‘크리크’는 “우리학교의 식비가 다른 학교에 비해 싸다는 점이 장점이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2천 원으로는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식사가 불가능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B는 “식사권 이월 제도를 만들어 낭비되는 식권이 없길 바란다”며 “학기말엔 ‘몇 회당 몇 원’의 규칙으로 사용되지 않은 식비를 반환해 주는 것도 고려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학생자치회 회장 이두훈<공대 건설환경공학과 06> 군은 “설문조사를 통해 식사의 비용, 질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을 물어볼 것”이라며 “이를 학교 측에 신속하게 전달해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식단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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