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가 싶었더니… 막판에 터진 파행선거
조용한가 싶었더니… 막판에 터진 파행선거
  • 류민하 기자
  • 승인 2012.04.03
  • 호수 136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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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er」 선본 투표 첫째 날 사퇴, 중선관위 중립성 논란

서울캠퍼스 총학생회(이하 총학) 재선거가 우여곡절 끝에 「리얼플랜H」 제40대 총학을 당선시키며 끝났다.

선거는 초반 조용히 진행됐다.  지난 달 22일 열린 총학 후보자 정책 공청회에서도 작년 공청회에서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했던 것에 비해 훨씬 ‘정책 공청회’ 본연의 모습에 가까웠다. 하지만 당일 저녁 파행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공청회 직전 열린 제8차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선관위)에서 「HY-er」의 박지원<의대 의예과 08> 부후보가 강의방문을 하던 중 △「리얼플랜H」 강경루<인문대 국어국문학과 09> 후보의 정당소속 문제 △여러 단체들로부터 비방 당하고 있다는 내용 등을 언급한 사실로 징계논의가 이뤄졌다.

중선관위는 이를 악의적인 후보자 비방으로 보고 「HY-er」 선거운동본부(이하 선본)에 경고 1회를 부여했다. 「HY-er」 선본에서 발언의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중선관위 녹취록에 따르면 중선관위원장 서상진<사회대 사회학과 07> 군은 “허위사실 여부보다 선거와 무관한 악의적인 비방으로 상대 선본이 피해를 입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표 첫째날엔 기표소에서 참관하던 「리얼플랜H」 선본원이 투표 안내를 하던 중 「HY-er」 선본의 징계 사실을 확인하고 투표하라고 언급하는 일이 있었다. 중선관위원은 투표하는 학생들에게 공고사실을 알릴 의무가 있고, 선본 참관인은 중선관위원의 업무를 보조하기도 하나 표심에 영향을 미친다고 해석될 수 있는 언급이었다. 중선관위에서 「리얼플랜H」 선본의 징계여부에 대한 의논 끝에 재발방지를 약속받는 대신 징계는 주지 않는 것으로 결정됐다.

「HY-er」 선본은 중선관위의 중립성에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며 해체를 선언했다. 중선관위에서는 이대로 투표를 진행할지, 경선에서 사실상 단선으로 바뀌었으니 재투표를 할지를 놓고 논의가 이뤄졌다. 사퇴공고를 붙인 후 「HY-er」 선본에 던진 표는 무효표로 처리하고 투표를 재개하기로 의결했다.

투표 둘째날인 28일에는 「HY-er」  선본의 사퇴 후 중선관위의 중립성 논란이 본격적으로 불거져 나왔다. 중선관위원장 서 군은 오전 8시 언론사를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HY-er」   선본의 사퇴와 투표가 정상적으로 진행됨을 알렸다. 하지만 오전 9시경에 경금대, 국제학부, 의대에서 투표 보이콧을 선언했다. 생활대는 보이콧 의사를 밝혔으나 이내 철회했다.

오후 12시 45분 쯤엔 경금대에서 투표함이 파손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경금대 단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된 사항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 군은 “단대 자치권의 범위는 학생회칙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행해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연장투표가 이뤄진 지난 29일엔 투표 보이콧 단대의 기표소를 건물 밖에 설치해 투표를 재개했다. 「HY-er」 선본과 중선관위원장 서 군은 각각 본관 앞과 사회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알렸다. 「HY-er」 선본에서는 사퇴소식을 전하며 중선관위의 중립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서 군은 전일 일어난 투표 보이콧의 부당성과 경금대에서 일어난 투표함 파손 행위를 규탄했다.

투표가 종료되고 난 뒤엔 선거인 명부 수정 문제가 논의됐다. 휴학생은  선거 시행 세칙상 투표권이 없다. 하지만 26일 중선관위에서 인준된 선거인명부는 23일 오후 5시 이후 휴학한 학생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였다. 따라서 중선관위는 선거인명부를 26일 기준으로 교체한 후 투표율 실셈을 거쳐 개표에 들어갔다.

신연진<생활대 의류학과 10> 양은 “투표 전 이미 확정한 선거인명부를 투표 후에 바꾼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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