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가 아닌 '우리'만의 이야기를 찍다
주류가 아닌 '우리'만의 이야기를 찍다
  • 이나영 기자
  • 승인 2012.04.03
  • 호수 136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8만원 세대의 불안과 애환이 담긴 '대학생표' 독립영화
영화관에 가면 상시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만 원 안팎의 돈이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영화관에서 흔히 즐길 수 있는 영화는 대부분 ‘상업영화’다. 상업영화는 이윤 확보를 1차 목표로 하는 영화다. 상업영화와 판이한 개념으로 ‘독립영화’가 있다.

논문 「한국 독립영화 제작 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독립영화를 “상업영화와 달리 이윤 확보보다 창작자의 의도를 우선시하는 영화”라고 규정한다. 또 “독립영화는 자본과 배급망으로부터 독립해 주제와 형식, 제작 방식 면에서 상업영화와 차별화 된다”라고 독립영화의 특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의 독립영화가 활발해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초반부터였다. 당시의 독립영화는 독재정권에 대항하거나 상업화된 주류 장편영화를 비판했다. 논문 「한국 독립영화 제작 시스템에 관한 연구」는 “독립영화는 상업영화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사회에 대한 저항과 영화적 실험을 지속해왔고 대안적인 흐름을 만들고자 했다”고 설명한다.

한국은 아직 독립영화의 대중성이 결여된 편이다. 논문 「독립영화 관람행동 특성 연구」에서 27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평균 독립영화 관람 편수가 3편 이하인 사람이 43.9%였다. 연평균 상업영화 관람 편수가 10편 이상인 사람이 68.3%인 것과 비교하면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적음을 알 수 있다.

기성세대에선 찾을 수 없는 이야기
독립영화는 소자본으로 제작되는 만큼 학생들의 작품도 많은 편이다. 논문 「학생 단편영화의 제작비 절감을 위한 제작 방식에 대한 연구」에 의하면 “2000년대에 들어 영상이 유행하며 UCC세대의 등장, 간편해진 카메라, 영상 관련 학과의 증가 등으로 학생들의 독립영화 제작편수가 급격히 증가했다”고 한다. 또 변성찬 영화평론가는 “최근 각종 독립영화제에 출품되는 작품들의 대부분이 학생들이 만든 작품”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만드는 독립영화는 기성세대의 것과 다른 특징을 보인다. 젊은 세대가 현 사회에서 느끼는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이다. 변 평론가는 “학생들이 제작한 독립영화엔 불안의 정서가 드러난다”며 “시대의 우울함과 ‘88만원 세대’의 불안을 취업 실패, 가정의 불화, 연애 실패 등 비극적인 결말을 통해 표현하는 작품이 많다”고 흐름을 설명했다.

이어 변 평론가는 “독립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영화들을 보면 ‘학생들만의 정서’가 표현된 것이 호평을 받는 편”이라며 “상업적인 특징을 띠지 않느냐도 중요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영화제로는 △대한민국대학영화제 △한중대학생영화제 △국제대학생평화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찍다 등이 있다.

지원 없는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독립영화를 제작하는 학생들이 가장 먼저 겪는 것은 경제적인 문제다. 등록금 외에 추가로 지출되는 제작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

논문 「대학 영화 제작 현황과 문제점 연구」에 의하면 “학생들에겐 연출 할 수 있는 기회가 자주 주어지지 않는 편”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 제작비를 마련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밝히고 있다. 또 “연극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 지원받는 실험실습비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은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PL(Product Placement)을 시도하기도 한다. PPL은 소품을 노출시켜 홍보하는 대가로 기업에서 소품을 무상으로 지원받거나 제작비를 지원받는 것을 말한다.

또 논문 「대학 영화 제작 현황과 문제점 연구」에선 “각 지방의 영상위원회와 각종 독립영화 관련 협회에서 영화를 만드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며 “장소 지원에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니 이들 기관을 잘 활용하면 장소 섭외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일러스트 출처: 아이클릭아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